이재명 대통령이 ‘나라 재정 절약 간담회’에서 “국가 살림을 하다 보니 할 일은 많은데 쓸 돈이 없어 참 고민이 많다”며 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국채를 발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나라 살림을 농사에 비유해 “봄에 뿌릴 씨앗이 없어 밭을 묵힐 생각을 하니 답답하다”며 “지금 씨를 한 됫박 뿌려서 가을에 한 가마를 수확할 수 있다면 당연히 빌려다 씨를 뿌려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경제 발전과 국민 복지 향상을 위해 필요한 분야에는 빚을 내서라도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무조건 빚부터 내기에 앞서 경제를 활성화해 세수를 늘리고, 불필요한 지출 구조 조정을 통해 씀씀이를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 설사 빚을 내더라도 우선순위를 철저히 따져 불요불급한 지출은 자제해야 한다. 그런데 이 대통령 발언은 돈을 어디에, 왜 써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 자체가 없다. 무조건 빚부터 내야 한다는 식이다.
같은 날, 국정기획위원회는 5년간 공약 이행에 필요한 210조원의 재원 마련 계획을 발표했다. 세제 개편과 세입 기반 개선 등으로 94조원을, 지출 삭감·기금 활용 등으로 116조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세수를 늘리고 지출을 줄이겠다는 것으로, 위원회 발표 어디에도 빚을 내겠다는 계획은 없다. 5년 나라 살림의 로드맵을 발표하는데 대통령과 국정기획위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낸 것이다. 국민 입장에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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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5/08/14/RWKAEYIA7FGGZFGUQ5M7C3NN7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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