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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실패한 악성 대장암 치료제 임상...한국 바이오텍이 추적한다


면역항암제 세계 1위도 대장암서 실패…韓 바이오텍이 추적한다
美MSD, 악성 대장암 치료제 임상 3상 실패

BMS도 지난해 3상 실패로 개발 중단
후발주자 韓바이오텍에 세계 관심 쏠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로 세계 항암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머크(MSD)가 아직까지 치료제가 없는 전이성 대장암의 신약 개발을 노렸지만 임상 3상 시험에서 고배를 마셨다. MSD의 뒤를 바짝 쫓았던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MS)도 개발을 중단하자 전 세계 관심이 글로벌 제약사를 뒤쫓던 후발 주자들에게 쏠리고 있다. 특히 국내 바이오 업체들이 여러 암학회에서 전이성 대장암 신약 개발 성과를 발표하며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MSD는 25일(현지 시각) 현미부수체 안정형(MSS) 전이성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결과 치료 후 환자가 생존한 기간을 유의미하게 늘리는 데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현미부수체는 인간의 전체 유전자 중 DNA를 구성하는 염기가 반복된 부위를 말한다.

  Fox Chase Cancer Center edited by kcontents



대장암은 크게 MSS형과 현미부수체 불안정형(MSI)형으로 나뉜다. 전체 환자의 86%를 차지하는 MSS 전이성 대장암은 면역항암제 단독 투여로는 치료 효과가 거의 없는 난치성 고형암이다. 현재 허가 받은 치료제도 없다. 신약 개발 기업은 MSD와 BMS가 대표적이었으나, BMS는 지난해 말 3상 시험에서 암의 진행이나 전이 없이 생존한 기간을 늘리는 성과를 거두지 못해 개발을 멈췄다.

MSD는 자사 면역항암제를 활용해 최초의 MSS 전이성 대장암 치료제 개발에 도전했다. 키트루다와 항LAG3 항체인 파베젤리맙을 병용 투여하는 치료법을 도입하면서다. 키트루다는 암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이 면역세포인 T세포와 결합하는 것을 막아 암세포 인식과 억제력을 높인다. 항LAG3 항체 역시 T세포의 활성화를 방해하는 단백질인 LAG3를 차단해 T세포가 암세포를 죽이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3상 결과, 치료 후 환자가 생존한 기간인 전체 생존율(OS)을 개선하지는 못했다.

딘 리 MSD 연구소장은 미국 제약 전문지인 피어스파마에 “비록 파베젤리맙-키트루다가 MSS 전이성 대장암에서 OS를 개선하지는 못했지만, 대장암 신약 개발을 위해 키트루다에 다른 약물을 조합하는 연구는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연이어 개발에 실패하자 업계의 눈길이 후발주자에게 몰리고 있다. 특히 최근 세계 학회에서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MSS 전이성 대장암 치료제 개발 성과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면역항암제 넬마스토바트를 개발 중인 에스티큐브(5,910원 ▲ 140 2.43%)가 대표적이다. 간 전이를 동반한 MSS 대장암 4기 환자 12명 대상으로, 넬마스토바트와 스위스 로슈의 항암제인 카페시타빈을 병용 투여한 임상 1b 시험 결과를 지난달 발표했다. 이들 환자는 대장암 중에서도 악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시험 결과, 모든 환자 중 질병 진행이 늦춰진 환자들의 비율인 질병통제율(DCR)이 100%를 나타냈다. 환자 모두 질병 진행이 늦춰졌다는 말이다. 종양 크기의 감소 등 객관적인 반응을 확인한 환자 비율인 객관적반응률(ORR)은 16.7%를 기록했다. 안전성 평가에서도 넬마스토바트는 모든 환자에서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 1b상을 마치고, 환자 35명의 2상 투약에 들어갔다. 임상시험은 고대안암병원에서 하고 있다.

전이성 대장암 3차 이상 표준치료제와 넬마스토바트 임상 결과 비교./에스티큐브
넬마스토바트의 효능은 앞서 3월 미국 면역항암학회(SITC) 학술지에 실린 데 이어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4에서 포스터로 발표된 바 있다. 에스티큐브는 지난 6월 세계 최대 바이오 행사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 2024에도 참여해 글로벌 제약사들과 만남을 가졌다.

에스티큐브 관계자는 “현재 넬마스토바트의 기술이전을 위해 국내외 제약사들과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1b상 결과는 11월에 열리는 학회에 참석해 전 세계 전문가들에게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오이뮨텍(1,399원 ▼ 83 -5.6%)도 췌장암과 MSS 대장암을 적응증으로 한 면역항암제 NIT-110을 개발하고 있다. MSS 대장암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키트루다와 독자 개발한 면역항암제 NT-17을 같이 투여한 1상 시험에서 전체 생존기간의 중앙값(mOS)이 13.2개월로 표준치료제(10.8개월)보다 소폭 늘었다고 회사는 밝혔다.

네오이뮨텍은 지난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4와 이달 유럽종양내과학회(ESMO) 2024에서 이러한 성과를 발표했다. 현재 NIT-110의 1상 추가 분석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염현아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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