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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면 계속 가난, 부자는 계속 부자"...한국 사회 무너진 계층 사다리

[개관]

한국 사회에서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다는 인식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노력을 통해 계층 상승이 가능하다고 여겨졌지만, 저성장과 경쟁 심화로 인해 현재는 이러한 기회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특히, 소득과 자산의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부의 대물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하층의 '탈출'보다 상층의 '유지'가 2배 견고

한국 사회의 계층이동 사다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하위층으로의 하락은 줄었지만 상위층으로의 이동도 둔화됐다. 7년째 소득 하위 20%(1분위)에 머무는 사람은 10명 중 3명이고 상위 20%(5분위)를 유지한 사람은 10명 중 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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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노년층·여성층의 장기 저소득 고착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추세다. 계층 이동의 관성이 멈추며 불안과 함께 희망도 줄어든 것이 한국 사회의 초상이다.

국가데이터처가 27일 발표한 '2023년 소득이동통계'에 따르면 2023년 소득분위가 변동한 국민 비율은 34.1%로 전년(34.9%)보다 0.8%포인트(p) 줄었다. 소득 1분위 유지율은 70.1%로 1.0%포인트 상승했고, 탈출률은 같은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5분위 유지율은 85.9%로 가장 높았다. 하위층은 위로의 이동이 줄고, 상위층은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중간계층(2~4분위)에서만 상하 이동이 활발했다.

소득 계층의 고착화는 장기 추적에서도 뚜렷하다. 2017년 1분위였던 사람 중 2023년에도 같은 위치에 머문 비율은 27.8%였다. 같은 기간 5분위를 유지한 사람은 59.3%였다. 하층의 '탈출'보다 상층의 '유지'가 두 배 이상 견고한 셈이다.

성별·연령별 격차도 컸다. 남성 청년층(15~39세)의 82.6%가 1분위를 벗어난 반면, 여성 노인층(65세 이상)은 84.3%가 여전히 1분위에 머물렀다. 장기 저소득층일수록 탈출 가능성은 낮았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장기간 하위층에 머무는 이들은 안정적 노동시장 진입 대신 단기 생계형 일자리에 몰려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인구 구조 변화다. 청년층 비중이 줄고 노년층이 늘면서 상향 이동보다 하향 이동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2023년 소득 이동성은 청년층(15~39세)이 40.4%로 가장 높았으나 전년 대비 0.6%p 감소했다. 청년층의 1분위 탈출률은 38.4%(–1.7%p), 5분위 진입률은 4.2%에 그쳤다. 중장년층(31.5%)과 노년층(25.0%)은 이동성이 더 낮았고, 특히 노년층은 하향 이동(30.2%)이 상향(25.0%)보다 5.2%p 많았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가 소득이동성 하락에 기여한다"며 "은퇴 인구 비중이 커질수록 상향 이동보다는 하향 이동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정년 연장과 안정적 일자리 확대가 완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데이터처 측은 이러한 이동성 둔화를 위기로 보진 않고 있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소득 이동성 30%대는 국제적으로 불안정하지 않은 수준"이라며 "10명 중 7명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3명만 변동이 있는 사회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최민경 기자 머니투데이

https://www.mt.co.kr/economy/2025/10/27/2025102715150371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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