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 사이에서 요즘 해외 골프가 인기다. 골프를 즐기기 좋은 기후와 손쉬운 부킹, 저렴한 비용 등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나 동남아 해외 골프는 3박4일에 항공료를 포함해도 50만~100만원이면 최소 54홀에서 108홀까지 라운드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접할 수 없는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고 해외여행이라는 이점까지 한몫하고 있어 일거양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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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들도 여름휴가철을 맞아 ‘무제한 골프 라운딩’이라는 용어를 써가며 골프와 해외여행이 결합된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의 무리한 골프는 자칫 천장관절증후군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생각보다 흔한 천장관절증후군
골프는 허리 부상 위험이 높은 운동이다. 골프 스윙의 기본은 하체를 중심으로 척추를 꼬았다가 푸는 힘을 이용해 공을 날리는 것. 척추는 앞뒤, 좌우로 움직일 때보다 회전할 때 더 큰 압박을 받는다. 그러다보니 서 있을 때 척추에 가는 부담이 100이라면 스윙 시 부담은 무려 220에 이른다.
무리한 스윙이 야기할 수 있는 부상은 요추 염좌, 늑골 골절, 목 염좌, 골퍼엘보우 등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골퍼들은 이 같은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는 편이다. 그런데 무리한 골프가 자칫 천장관절증후군을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골퍼들은 드물다. 그렇다면 천장관절증후군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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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천장관절’이란 천골과 장골의 연결된 부위를 말한다. 천골은 척추 뼈와 꼬리 뼈 사이 삼각형 모양의 넓은 뼈이고 장골은 양 옆구리의 허리띠가 닿는 큰 뼈이다. 이 천골과 장골이 연결되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골반인 천장관절을 이루게 된다. 이 관절은 척추를 여러 방향으로 늘이거나 펼칠 때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또 우리가 걸을 때 체중을 한쪽 다리에서 다른 쪽 다리로 이동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천장관절에 외상이나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주위 근육에 수축이 일어나는데 이렇게 해서 통증이 생기는 경우를 바로 천장관절 증후군이라고 한다.
천장관절증후군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과도한 충격이다.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거나 골반 옆쪽으로 크게 충격을 받으면 천장관절주위의 인대가 부분적으로 파손돼 통증이 생긴다. 갑자기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리거나, 물건을 들고 허리를 돌릴 때, 골프나 볼링, 테니스 등을 칠 때, 뒤로 넘어지거나 교통사고로 직접적으로 충격, 자동차 후미추돌 사고 시 브레이크를 밟고 있는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다소 생소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때문에 병원을 찾는다. 만성요통 원인의 10∼30%를 차지할 정도로 적지 않은 질환이다.
골프가 천장관절증후군을 유발하는 이유는 한 방향 운동이기 때문이다. 골프나 테니스 등 주로 한쪽 방향으로 회전하는 운동을 할 때 역시 천장관절 부상 우려가 크다. 특히 골프는 철저한 한 방향 운동이기 때문에 척추의 균형이 깨질 가능성이 그만큼 더 높다.
때문에 골퍼 중에는 척추측만증이 생기거나 골반과 척추가 이어지는 천장 관절의 이완 때문에 만성 요통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동남아 골프여행이 더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골프를 너무 무리하게 하기 때문이다. 해외골프여행을 가는 골퍼들은 하루에 18홀만 도는 것이 아니다. 골프투어 시에는 2~3일간 하루에 36홀을 돌거나 심지어 그 이상을 돌기도 한다.
해외까지 나왔으니 이 정도는 해야 되지 않느냐면서 말 그대로 ‘악으로 깡으로’ 골프를 친다. 이는 평소 운동량이 부족한 아마추어에겐 무리가 올만한 어마어마한 운동량이다.
고도일신경외과 고도일 대표원장은 “이들 아마추어 골퍼들은 준비운동을 게을리 한 상태에서 라운딩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고 일어난 직후나 일상생활을 하다가 바로 골프장으로 가서 골프채를 휘두르면 허리가 돌아가면서 경직되어 있던 인대나 근육이 파열, 천장관절증후군으로 고생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 원장은 “여름 휴가철이 지나면 무리한 해외골프 여행으로 허리를 다쳐 내원하는 환자들 때문에 환자 수가 30% 정도 증가 한다”면서 “특히 고령자의 경우 관절 손상이 더 쉽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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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관절 증후군, 이렇게 예방하라
천장관절증후군 진단 시 어려운 점은 증상이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와 매우 흡사하다는 점이다. 주로 한쪽 둔부 통증을 호소하고 허리근육의 긴장을 유발하여 요통을 일으킨다.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될 경우 발끝까지 찌릿찌릿한 신경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아랫배와 허벅지가 만나 접하는 서혜부 부위가 아프기도 하고, 똑바로 앉아 오래 있기도 어렵다. 아픈 부위로 앉거나 누워도 통증이 심해진다. 사람에 따라 아픈 부위는 다를 수 있는데 상부요추부위에 통증을 많이 느끼는 사람도 있고 사타구니나 허벅지 앞쪽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천장관절증후군은 MRI, CT 등으로도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골퍼들은 골프를 치다 허리에 통증이 와도 허리병은 곧 디스크라는 인식 때문에 천장관절증후군이 있어도 엉뚱하게 디스크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치료 후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일반적인 검사로 원인을 찾기 어려우면서 증상이 장기화할 때는 이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아울러 천장관절에 국소 마취제로 주사를 놓았을 때 통증이 사라지면 이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엉덩이 아래쪽이나 허벅지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다리가 당기고 무겁게 느껴지면 천장관절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종종 다리가 쑤시고 양반자세로 오래 앉아 있기가 힘들거나 밤이 되면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치료법은 크게 물리치료나 약물치료, 관절에 직접 놓는 주사치료 등이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휴식을 취하고 진통소염제 등을 사용하면 금방 회복된다. 통증이 심할 때는 관절에 직접 국소마취제나 항염제를 주사 한다. 그러나 증상이 매우 심한 경우에는 나사를 박아 고정하는 수술법을 시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천장관절증후군 역시 예방이 중요하다. 라운딩을 할 때는 평소 골프백을 한쪽 팔로만 들거나 메지 않는다. 과도하게 큰 스윙은 피한다. 라운딩 전에는 반드시 준비운동을 철저히 하고 라운딩을 마친 후에도 한쪽방향으로만 운동되었던 근육과 인대가 골고루 운동이 되도록 스트레칭을 꼭 실시하는 것이 좋다. 또한 스윙 전이나 후에 허리 근육을 푼다고 허리를 한쪽으로 급하게 회전시켜 비트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위험한 행동이다.
고 원장은 “천장관절에 오랫동안 문제가 생기면 치골관절에도 변형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통증이 있을 경우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한다”고 말했다.
헬스조선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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