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만에 모습 드러낼까
300여년간 카리브해에 잠들어 있던 스페인 보물선 ‘산호세’호의 소유권을 주장해 온 콜롬비아 정부가 탐사 작업을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26일(현지시각) 영국 BBC, 라틴아메리카 포스트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정부는 카르타헤나 앞바다 해저 900m에서 침몰한 채 발견된 산호세호 주변 해역을 ‘고고학적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고 1차 탐사를 진행한다. 원격 센서와 잠수 로봇 등을 활용해 침몰 현장의 상세한 이미지를 확보하고, 이곳에 가라앉아 있는 고고학적 유물의 현황을 면밀히 파악할 계획이다.
스페인 보물선 '산호세호' 주변에서 발견된 금화. bbc.com edited by kcontents
이번 1차 탐사를 토대로 진행될 2차 탐사에서는 산호세호의 유물을 끌어올리는 작업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콜롬비아 정부는 전했다.
산호세호는 스페인 국왕 펠리페 5세(1683~1746년)의 함대에 속해있던 범선이다. 당시에는 가장 큰 규모의 배로, 스페인 식민지였던 페루 광산에서 가져온 금, 은, 에메랄드 등 귀중품을 가득 싣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약 1100만개의 금화와 은화를 실었다는 기록도 있다. 영국과의 전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것들이었다. 현재 가치로는 200억 달러(약 27조 2700억원)에 달하는 보물이 실려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침몰선의 성배’로 불린다.
산호세호는 1708년 콜롬비아로 이동하던 중에 영국 함선과의 전투에서 패배해 침몰했다. 배에 타고 있던 600명의 선원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 보물선 산호세호 주변에서 발견된 중국산 도자기들. /로이터 연합뉴스
하지만, 카리브해에 가라앉은 여러 보물선 중에도 가장 많은 보물이 실린 것으로 알려진 이 배의 소유권을 두고 국제적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콜롬비아는 국제 과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2015년 산호세호를 처음 발견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국 기반의 해양구조회사 SSA는 그들이 1980년대에 이미 산호세호를 발견했다며 소유권을 주장했다. SSA는 난파선 보물 추정 가치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100억 달러를 받을 권리가 있다며 콜롬비아 정부를 상대로 상설중재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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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역시 산호세호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자국의 국기를 단 ‘국적선’이라는 이유에서다. 콜롬비아 정부는 자국 영해에서 발견된 만큼 산호세호는 자신들의 국가 유산이라는 입장이다.
후안 다비드 코레아 콜롬비아 문화부 장관은 지난 22일 ‘산호세호의 심장을 향해’라는 이름의 탐사대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전례가 없는 일을 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조선일보
https://www.bbc.com/news/articles/c4nn983qmepo
https://youtu.be/GUsa9Tc-N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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