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struction, IT, Science, Economy etc

전남 영광 낙월해상풍력 사업 체불 1조4000억원 넘어서...1조 채권 '중국 손에'

하나둘씩 중국에 넘어가는 한국 인프라

이미 상당부분 잠식돼

전남 영광 낙월해상풍력 사업의 키를 쥐고 있는 시행사 명운산업개발이 공정률 70%가 넘어선 상황에도 시공사 등에 지불하지 못한 공사 대금이 1조4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시공 대표사인 호반블루에너지가 확보한 채권은 1900억원대에 불과해 장부 상 확인되지 않는 나머지 1조2000억원 가량의 실질적 채권자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얼마 전 명운산업개발이 스스로 나서 이번 낙월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중국 자본설에 대해 '100% 허위'라고 선을 그었지만 시공 컨소시엄에 속한 '중국에너지엔지니어링(CEEC)'이 나머지 공사 대금 중 1조원 이상을 가져가는 구조일 가능성이 제기되며 '중국 배불리기'를 넘어 '실질적 사업 주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진정성' 강조한 간담회와 엇갈리는 재무 지표

전남 영광군 낙월면 인근 해상에서 추진 중인 '영광 낙월해상풍력'은 설비 용량 365메가와트(㎿), 총사업비 2조300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해상풍력 프로젝트다. 역대급 규모인 만큼 초기부터 중국산 터빈과 케이블 채택을 두고 '중국 자본 우회 투자'와 '기술 종속'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사업 시행사인 명운산업개발과 투자사인 태국 비그림파워는 이달 초 기자간담회를 열어 진정성을 호소했다. 비그림파워 측은 "중국 자본은 단 1원도 섞이지 않았으며 향후 발생할 초과 수익의 30%를 지역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파격적인 약속을 내걸며 세간의 의심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하지만 명운산업개발의 지난해(제16기) 연결감사보고서에 기록된 지표들은 이와 대조적인 재무 정황을 나타낸다.


자산 93%가 미지급금…SPC 낙월블루하트가 짊어진 1.4조 빚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명운산업개발이 짊어진 매입채무 및 기타채무는 1조4187억원에 달한다. 전년도 약 4341억원이던 부채가 1년 만에 1조원 가까이 폭증했다. 태국 자본이 들어와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사측 설명과 달리 실제 프로젝트는 시공사에 줄 공사 대금을 미루며 쌓인 거대 외상값에 의지해 사업을 이어가는 실정이다.

이 거대한 채무의 실질적인 주체는 프로젝트 시행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 '낙월블루하트㈜'다. 명운산업개발의 연결 감사보고서에 기록된 1조4000억원의 부채는 사실상 이 SPC가 공사 현장에서 만든 미지급금이다.

문제는 회사가 보유한 자산의 거의 전부가 아직 갚지 않은 외상값으로 채워져 있다는 점이다. 현재 낙월블루하트의 자산을 포함한 연결 기준 건설중인자산은 1조5190억원인데, 이 자산의 93.4%가 아직 대금을 치르지 않은 미지급금이다. 1조5000억원 규모의 풍력단지를 짓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시공사에게 줘야 할 빚으로 이뤄져 기형적인 구조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회사의 부채비율도 2166%라는 기록적인 수치에 도달했다.

업계 상식 벗어난 '무자본 외상 공사'…자금줄 쥔 中 시공사의 지배력

관련업계에서는 이처럼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에서 채무가 발생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낙월 프로젝트처럼 자산의 90% 이상을 미지급금으로 채우는 방식이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통상적인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에서는 시행사가 자기 자본을 투입하고 금융권 대출을 받아 시공사에게 기성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정석이다.

반면 낙월 프로젝트는 현금 집행 대신 장부상 빚을 남기는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실상 시공사가 자기 자금을 들여 프로젝트를 떠받치는 '무자본 외상 공사'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공사가 1조40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미지급금을 수용하는 것 역시 일반적인 건설 계약 관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부도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조 단위의 외상 공사를 지속한다는 것은 시공사가 사업의 수익권을 완벽히 통제하고 있거나 사실상의 전주(錢主)로서 프로젝트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금융권의 엄격한 감시를 받는 PF 대출 대신 시공사의 외상 채권에 의존하는 구조는 외부 견제 장치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은행의 자금 인출 관리나 사업성 검토라는 공적 감시망을 피하면서 시공사가 사업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된 셈이다.

영광 낙월 해상풍력 발전단지

[대한전선 제공] 연합뉴스


장부 밖 '1.2조원' 행방 묘연…대규모 '위안화' 보유 이유는

이처럼 시공사에게 생사여탈권이 넘어간 구조에서 핵심은 그 거대 채무를 쥔 주체가 누구냐는 점이다. 시공 대표사인 호반블루에너지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호반 측이 명운산업개발로부터 받아야 할 채권(매출채권 및 공사미수금)은 합계 약 1911억원 수준이다. 나머지 약 1조2275억원 규모의 채무는 시공 대표사의 장부 어디에도 채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 거대한 간극의 실체는 명운산업개발 감사보고서 '외환위험' 항목에서 실마리가 드러난다. 회사가 보유한 화폐성 부채의 통화별 구성을 보면 상당액이 원화가 아닌 '중국 위안화(CNY)'로 계상돼 있다. 이는 시행사가 국내 시공 대표사가 아닌 중국계 업체와 직접 대규모 위안화 결제 계약을 맺었음을 시사한다.

이런 재무 지표는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에너지엔지니어링(CEEC)'의 공시 내용과도 정확히 맞물린다. CEEC는 이미 대외적으로 한국의 365㎿급 해상풍력 EPC 프로젝트를 105억위안(약 2조원)에 수주했다고 공식화한 바 있다. 명운산업개발이 짊어진 1조4000억원의 외상값 중 80% 이상이 이 중국 시공사에게 갚아야 할 위안화 채무인 셈이다.

자본금보다 16배 큰 中 외상값…실질 주인 논란 불가피

태국 비그림파워가 지분 투자를 강조하며 전면에 나섰지만 정작 그보다 몇 배나 큰 1조2000억원 규모의 실질적인 경제적 실속은 공사비라는 명목으로 중국 국영기업에 설계돼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낙월 프로젝트가 태국 자본을 간판으로 내세워 자본 국적 논란을 피하면서 실질적으로는 중국 시공사가 거대 수익을 선점하며 배를 불리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비그림파워는 한국 해상풍력 시장에 총 5억달러(약 7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공언하며 명운산업개발과 함께 낙월 프로젝트의 '주인'임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시행사인 명운산업개발의 감사보고서상 자본총계는 현재 약 737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중 태국 주주 측이 투입한 자본금은 약 475억원 규모다. 태국 주주 비그림파워가 실제 투입한 자본금보다 중국 CEEC 등에 갚아야 할 외상값이 무려 16배 이상이다.

이런 구조는 이 사업의 실질적인 통제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태국 자본은 국내의 국적 논란을 방어하는 '간판' 역할을 할 뿐 실질적인 경제적 실익은 공사비라는 명목으로 중국 국영기업이 선점하도록 설계된 구조"라고 지적했다.

블로터는 명운산업개발의 이 같은 대규모 채무의 출처와 관련해 입장을 물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https://www.bloter.net/news/articleView.html?idxno=660236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