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struction, IT, Science, Economy etc

해외투자 기업 달러, 해외에서 안들어온다

원화값 추락 막기 어려워

경기 불황에 경제 정책 실패 주요인

국내증시 불안에 서학개미들 투자 급증



국내 기업의 해외직접투자(FDI) 잔액이 처음으로 7000억달러를 돌파했다. 동시에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 이익유보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로 달러가 들어오지 않고 계속 해외로 유출되면서 원화값 추락을 막기 어려운 구조적 환경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7일 한국은행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내국인의 FDI 잔액은 지난 3분기 말 7069억달러(약 1043조원)로 올해 들어서만 500억달러 가까이 늘었다. 올해 한국의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달러 선을 돌파할 전망인데, FDI 잔액이 엇비슷한 규모에 먼저 도달한 셈이다.

기간을 최근 5년으로 확대하면 2021년 이후에만 FDI 잔액이 1884억달러(약 278조원) 급증했다.

FDI 잔액이 불어난 것은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 증가 속도가 외국인의 국내 투자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로 나간 직접투자는 298억9000만달러지만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 투자는 130억9000만달러에 그친다. 나간 돈이 들어온 돈보다 2배 이상 많은 셈이다.

물론 기업들이 해외 투자를 늘리는 것은 국제 통상 질서의 변화와 맞물려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문제는 해외에 자회사를 세워 수익이 발생해도 국내 본사로 달러를 송금하지 않고 현지에서 보유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해외법인 이익유보금은 3분기 말 현재 1144억달러(약 169조원)에 이른다. 기업들의 해외 투자 수요가 갈수록 늘자 해외 자회사 통장에 달러를 고스란히 쌓아두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의 해외 투자 증가는 국내에서 달러 수요를 자극해 원화값 하락으로 이어진다. 해외 자회사의 유보금 증가는 국내에 달러 공급을 줄이는 요인이 된다. 기업들이 수출 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달러예금 통장에 쌓아두고 환전하지 않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국내 기업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에 보유한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537억4000만달러로 5개월 새 40억달러 이상 늘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원화값이 조기에 안정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기업의 달러 송금이나 환전을 촉진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데이터센터 등에서 일부 외국 자본 유치가 되고 있지만 국내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릴 묘책은 없는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수출기업 환전에 대해 무역금융 등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임 정부가 해외 자회사의 국내 송금을 늘리면 ‘자본 리쇼어링’으로 인정해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을 주겠다고 발표했지만 논의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https://www.mk.co.kr/news/economy/11486175



네이버증권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