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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창업 하려면 무조건 이쪽으로 와야! AI Startup this way!





강남·서초·판교는 한국판 헤이스밸리

(편집자주)


AI밸리로 변신 중인 테헤란밸리

“AI 인재 따라, 스타트업 강남간다”

1990년대 ‘대기업’ 2020년대 ‘AI’


#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기업인 A사는 올해 사옥을 광진구에서 강남역 인근으로 이전했다. 강남역 인근 오피스텔 평(3.3㎡)당 임차료는 광진구 보다 2배 이상 높다. 하지만 AI 엔지지어의 강남 선호 현상, 투자 유치를 위해 사무실을 이전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AI 사업에 탄력이 붙으면서 임직원이 70명에서 120명으로 늘었다”면서 “새 사무실을 물색하다, 개발자·투자자 네트워킹에 최적화된 강남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 강남역 3번 출구에 있는 강남케이알타워. 점심 시간이 끝날 무렵인 1시가 되자 사무실로 복귀하려는 직장인이 몰려들면서 긴 줄이 늘어섰다. 엘리베이터 순번을 기다리는데만, 꼬박 10분 이상 소요됐다. 그만큼 많은 사무실이 있는 것이다. 이 빌딩에는 데이터 플랫폼 기업인 오픈서베이, AI 기업인 인피닉 등이 둥지를 틀고 있다.


AI 개발자 강남 찾는 이유

정보공유미팅 ‘커피챗’ 선호

투자 유치 위한 벤처캐피털도 강남에 밀집

1천억 이상 대형 투자, 3/4 강남서 이뤄져


한국경제 EDITED BY KCONTENTS


AI 기업들이 속속 둥지를 틀면서, 강남에서는 더 이상 넥타이와 정장을 착용한 직장인을 마주하기 어렵다. 1990년대까지는 현대·기아차그룹, 포스코, GS그룹, 한솔그룹, DB그룹 등 대기업들이 강남으로 이전했다면, 오늘날에는 스타트업과 AI 기업들이 강남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자유로운 복장으로 출·퇴근 하고, 재택 근무를 선호한다.


14일 매일경제가 한국인공지능협회와 공동으로 국내 AI 스타트업·중견기업 포함 708개사를 분석한 결과, 총 108개사(15.25%)가 서울 강남구에 본사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강남대로 남부를 중심으로 한 서초구 일대에는 62개사(8.76%)가 위치했다. 강남역에서 지하철로 네 정거장 떨어진 판교 일대(경기 성남시)에는 65개사(9.18%)가 자리했다. 구글과 메타(옛 페이스북) 등 미국 빅테크(대형 첨단기술 기업)의 한국 법인 사무실도 대부분 테헤란로에 있다.



반면 비수도권에선 대전 유성구가 21개사(2.97%)로 유일하게 10위권에 진입했다. 유성구에는 인재의 요람인 KAIST가 있다.


미국에 AI 요람인 ‘헤이즈밸리’가 있듯이, 한국에는 AI 강남밸리가 있는 대목이다. AI 요람으로 강남이 부상한 까닭은 IT 인재들이 강남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AI 엔지니어 따라, 기업이 강남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개발자는 높은 연봉, 커리어 성장을 직장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강남은 그런 점에서 최적지다. 강남역 일대에는 ‘성지’로 불리는 커피숍이 몇몇 곳 있다. 커피를 마시며 궁금한 업계·기업 정보를 교환하는 정보형 미팅인 이른바 ‘커피챗’이 이곳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AI 엔지니어들로선 강남에 둥지튼 기업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AI 인재 부족은 기업들의 강남 이전을 촉발했다. 고급 두뇌 품귀 현상이 지속되면서, 이들이 원하는 곳에 터전을 마련해야 우수 인재를 잡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이다.


특히 개발자는 사무실 위치를 ‘복지’ 요소로 본다. 오늘날엔 강남권 사무실에 출·퇴근하면서도 이와 함께 재택 근무를 허용하는 기업이 단연 최고 인기다. 서울 강남역 인근 공유 오피스에 입주해 있는 한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AI업계 특성상 개발자들은 강남이나 판교가 아니면 오지 않으려는 성향이 있다”면서 “이는 강남에서 이직·커리어를 위한 스터디와 콘퍼런스 등이 주로 열리는 것이 한 몫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요인은 투자 네트워킹이다.


특히 벤처펀드를 결성 운용하는 창업투자회사와 신기술금융사와 같은 벤처캐피탈(VC)가 강남 테헤란로에 모여있는 점 역시 강남이 AI 기업을 끌어들이는 원인이다. 투자 유치와 멘토링을 위해선 긴밀한 네트워크가 핵심인데, 지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것이 유리하다. 강남에는 스틱벤처스, 퓨처플레이, 캡스톤파트너스, 디캠프 등 투자사와 지원기관이 밀집해 있다.



서울시가 이를 고려해 민간·공공 투자 네트워크 ‘테헤란포럼(가칭)’을 출범하고 ‘투자 활성화 네트워크’를 추진한 이유다. 이는 실제 숫자로도 입증된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2018∼2023년 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 3496개사의 주소를 분석한 결과, 이들 스타트업 중 2359개사(67.4%)가 서울에 위치했으며, 강남·서초구 비중은 53.7%(1266개)에 달했다. 특히 10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서울 스타트업으로 한정할 경우 강남구 서초구 비중은 73.4%(47개 중 35개)에 달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이들 지역에는 VC가 많고 각종 기반 시설이 갖춰져 있다”면서 “스타트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이라고 분석했다.



AI 기업이 테헤란로 일대를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접근성이다.


판교만 하더라도 서울 중심부와 멀어 출퇴근이 불편하다는 직원들 견해가 많다는 것이 IT 업계의 설명이다. 또 1인 가구가 많은 IT 업계 특성상 오피스텔 등 1인 가구 거주 공간이 풍부한 점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각각 창업자와 개발자 입장에서는 VC가 밀집돼 있고, 고용 수요가 높은 강남에 둥지를 트고 있어야 적어도 기회를 놓치지 않는 셈”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형 IT기업이 자리잡은 판교와 강남의 접근성도 한몫하고 있다. 판교역에서 강남역까지는 분당선을 이용하면 지하철로 1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고,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30분 이내로 이동이 가능하다.



스타트업이 강남에 속속 유입되면서 강남 일대 분위기는 더 젊게 변하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IT 버블 터지면서 강남은 한 때 정장을 착용한 직장인이 다니는 곳”이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강남이 다시 젊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강남 IT 문화권은 팽창중이다. AI 붐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테헤란밸리는 삼성역과 강남역을 잇는 테헤란로를 넘어 강남대로 남부인 서초구 양재까지 아우르는 강남권역(GBD)을 통칭하는 명칭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황순민 기자 smhwang@mk.co.kr

고민서 기자 esms46@mk.co.kr

이상덕 기자 asiris27@mk.co.kr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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