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ESS(에너지저장장치) 특례요금제(야간 충전 할인) 일몰 종료로 인해 원전 4기 가동 전력 규모의 ESS가 운영 중단 및 퇴출 위기에 처했습니다. 과거 파격적인 혜택이 사라지고 산업용 요금제 개편까지 겹쳐 경제적 유인이 희박해지면서, 기업들은 경영 효율화를 위해 ESS 설비 처분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비상’ 선포한 정부, 피크 억제 핵심 ESS ‘일몰 절벽’ 내몰아
신규 ESS 보급에는 혈세 쏟아부으며 기존 자산은 외면
피크저감 ESS 업계 “돌릴수록 적자, 설비 매각 검토”
정부가 국가 에너지 위기를 선포하며 '전기 절약'을 호소하는 가운데 정작 원전 4기의 1시간가동 전력을 감당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제도 일몰로 방치될 위기에 처했다.
국가적 비상사태라며 발전소 가동까지 연장하는 마당에 에너지 위기에 대응할 인프라를 버리는 것은 정책 모순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동 사태 장기화 조짐으로 정부는 강도 높은 에너지 절감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전기 절약을 거듭 강조했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역시 폐지 예정이던 석탄발전소 수명 연장과 원전 5기 조기 재가동이라는 초강수까지 뒀다. 위기 단계 격상 시 민간 차량 5부제 강제 시행과 재택근무까지 권장하겠다며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하지만 이런 용도로 설치된 ESS가 당장 이번달 'ESS 전기요금 특례할인 제도' 일몰과 함께 대거 멈춰 설 위기에 처했다.
이 제도는 지난 2015년 정부가 전력 피크 억제와 ESS 산업 육성을 위해 도입한 보조금 정책이다. 전력 소비가 적은 심야 시간대에 ESS를 충전하면 충전 요금을 50% 깎아주고, 이를 주간 피크 시간대에 방전해 전력망의 부담을 덜어주면 피크 감축량에 해당하는 기본요금을 할인해 주는 혜택이다. 과거 감축량의 최대 3배수까지 기본요금을 깎아주다 현재 1배수를 적용 중인데, 이달 말이면 이 혜택마저 완전히 사라진다.
전력업계에 따르면 현재 산업체에 설치된 ESS는 총 6GWh 규모에 달하며 이 중 이번 일몰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피크저감용 설비만 약 4GWh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설치가 붐을 이뤘던 2017~2019년 당시 1MWh당 5억 원을 넘겼던 구축 단가를 고려하면, 수조원 이상의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셈이다.
하지만 당장 다음 달부터 특례할인이 사라지면 운영 수익이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단순 가동 중단을 넘어 아예 설비 매각이나 폐기를 준비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ESS 운영사 임원은 "할인이 사라지면 막대한 화재 보험료와 인건비, 냉방비 등 고정비 탓에 기계를 돌릴수록 적자가 쌓이는 악성 자산이 된다"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마저 없는 사업장들은 다음 달부터 전원을 끄고 중고 판매 등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통상 15년인 ESS 수명을 고려하면, 기한까지 쓰지도 못하고 버려져 국가 전력망에서 이탈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ESS 업계에서는 수차례 인센티브 제도 연장을 주장해 왔지만, 한전과 기후부 등 전력 당국은 "사업자들이 이미 보조금을 통해 투자비를 충분히 회수했다"는 이유로 특례할인 연장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 만큼, 추가적인 수익 보전으로 제도를 연장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ESS 운영사 관계자는 "산업용 요금제 개편까지 겹치면서 ESS를 운영할 경제적 유인이 희박해진 상황"이라며 "할인이 빠진 청구서를 받아보는 순간 기업들은 경영 효율화를 위해 가동 중단이나 설비 처분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ESS 인프라가 사라질 경우 그 빈자리를 감당하기 위해 정부가 줄이려 했던 석탄이나 LNG 발전기를 오히려 더 가동해야 하는 비효율이 발생하는 것이다.
정부가 수조 원의 예산을 들여 신규 장주기 BESS와 계통안정화ESS, 배전망 ESS 사업을 추진하면서, 정작 당장 활용 가능한 ESS를 멈춰 세우는 엇박자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SS 업계 관계자는 "재택근무까지 권장하며 전기를 아끼라면서, 정작 현장에서 국가 전력망에 기여할 수 있는 수 기가와트급 설비가 방치되게 하는 것은 명백한 정책 엇박자"라고 꼬집었다.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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