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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원전·셰일·전력망 '대미 투자 프로젝트 선정' 사전 조율 속도

美 압박에 협업카드 고심

예산·납기 감안 韓원전 최적

미국형 노형 땐 수익성 줄듯

셰일가스 발전사업 참여 거론

AI발 초고압 변압기 수요 급증

한국과 미국이 '대미 투자 프로젝트 선정'을 위한 사전 조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식적인 선정 절차는 관련 특별법 통과 이후에나 가능하지만, 미국 측의 요청에 따라 한국도 유력 프로젝트를 미리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정부 안팎에 따르면, 통상당국은 미국과 대미투자 프로젝트 관련 논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한 지난달 29일을 전후해 한국에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한국 역시 김 장관의 방미를 계기로 원자력 발전 등 협업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부 안팎에서 언급되고 있는 프로젝트는 크게 원자력, 전력망, 셰일 가스 등이다.


원전은 한국과 미국 사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대표적인 분야로 분석된다. 미국의 원전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공급망 자체가 부재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원전을 건설하려면 몇만 개에서 몇십만 개 부품이 조달돼야 하는데 미국은 공급망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예산으로 원전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원전 건설 역량이 높은 국가는 러시아, 중국, 프랑스 등이 대표적인데 사실상 한국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다만 한국 입장에서는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부분을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원자로의 설계 방식과 구조인 '노형'이다. 원전업계에 따르면, 한국형 노형인 APR1400을 사용할 경우 한국에 약 30%가량의 이익이 남는 반면, 미국식 노형인 AP1000을 사용하면 이익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인허가, 환경 규제 등으로 인한 일정 지연 문제 역시 사전에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미국 셰일가스 개발과 전력망 역시 유력한 투자처로 꼽힌다. 미국 에너지 인프라 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은 사실상 전역에 셰일 파이프라인이 깔려 있지만, 이를 활용할 발전소가 없는 상황"이라며 "셰일가스 액화를 포함한 발전사업은 한전의 발전 자회사들이나, 포스코·GS 등 민간 발전사들이 충분히 참여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가스 터빈 분야 역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 이 관계자는 "가스 터빈 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GE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현재 한 번 발주하면 3년을 기다려야 한다"며 "두산에너빌리티와 같은 한국 기업들이 터빈을 공급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론 머스크의 스타트업 xAI가 두산에너빌리티와 계약을 맺은 것 역시 이 같은 공급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력망도 고전압 송전, 변압기 등에서 경쟁력을 가진 한국이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한국은 고전압 송전, 변압기 등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일부 구간에서는 송전선 지중화 경험도 축적돼 있다"며 "주민 반대가 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지중화를 포함한 송전망 패키지 투자가 이뤄질 경우 한국의 기술력과 사업 수행 경험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의 대미투자 여력이 유럽연합(EU), 일본, 대만 등 주요국 대비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지난달 분석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금액 3500억달러가 한국의 투자가능자산 2조3260억달러 대비 15.1%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일본(5.3%), 대만(8.6%) 대비 높은 수준이다. 투자가능자산은 외환보유액, 국부펀드 자산, 사모투자 등을 고려한 금액이다.

[강인선 기자]

https://www.mk.co.kr/news/world/11957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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