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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만! 상승장에 소외된 종목들


내년 코스피 상장사 이익 전망치가 사상 최대 수준까지 높아지고 있지만 2차전지와 의류를 비롯한 대부분 업종은 울상이다. ‘슈퍼 사이클’을 탄 반도체와 관세 리스크가 경감된 자동차, 그리고 증시 활황의 수혜를 받는 증권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오히려 내년도 전망이 둔화하고 있어서다.

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일 기준 코스피 상장사 327개사의 2026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합계는 400조5489억원으로 집계됐다.

내년도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전인 지난 9월 말보다 13.9% 늘어났고, 한 주 전에 비해서도 6.06% 증가했다. 일주일 동안 영업이익 전망치를 견인한 업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전기·전자(14.25%)와 증권(4.24%) 등이었다. 내년 매출 전망치는 한 달간 1.84%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 전망치는 훨씬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비해 2차전지와 의류 관련주는 전망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미국의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 폐지 여파가 직격하면서 국내 대표 2차전지 종목들의 실적 전망치는 줄줄이 쪼그라들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하고 있지만 전사의 실적을 떠받치기에는 그 비중이 작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말일 3조1644억원이던 배터리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의 내년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한 달 뒤 2조7712억원으로 12.43% 축소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에 601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당장 4분기부터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SK증권은 4분기에 LG에너지솔루션이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포함하더라도 123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내년에는 1조40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이번에 ‘어닝 쇼크’를 기록한 삼성SDI의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만에 58.01% 줄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 사업이 순항하고 있지만 배터리 사업을 하는 SK온의 영업손실은 내년도에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날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4분기부터 미국의 전기차 수요가 역성장하면서 SK온의 배터리 부문 가동률을 악화시킬 것”이라며 “ESS향 계약 체결 규모가 생산능력의 1% 미만이기에 내년 수익성 전망이 낮다”고 분석했다.

의류 업종도 관세 리스크와 내수 부진으로 실적 전망이 휘청였다. 글로벌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인 한세실업은 미국에서 대부분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어 ‘관세 피해주’로 꼽힌다. 한세실업은 베트남을 주 생산지로 두고 있는데, 올해 3분기부터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하면서 매출 감소와 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한세실업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 10월 한 달 동안 12.05% 줄어들었다. 아디다스가 핵심 고객사인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경우에도 관세 부담이 현실화하면서 실적 예상치가 40%가량 꺾였다.

브랜드사 한섬의 내년 영업이익도 709억원에서 66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정부의 소비 부양책에도 한섬의 패션 브랜드 매출 회복세가 더디면서 눈높이가 조정됐기 때문이다. 수입 브랜드 부문에서 선방하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소비 위축이 실적 전망을 끌어내리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1개월간 383억원에서 337억원까지 하향 조정됐다.

증권가에서는 주가에서 대형주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반도체와 그외 업종의 양극화도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초로 400조원을 돌파했지만 정보기술(IT) 업종 중심의 이익 격차도 어느 때보다 높다”며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이익이 편중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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