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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코스닥 증시, 내년에는 코스닥 전성기 도래?


'A(AI), B(바이오), C(콘텐츠), D(방산), E(에너지), F(팩토리)'

오를 땐 덜 오르고 빠질 땐 더 빠지는 코스닥지수,

답답하게 느끼는 분들 많을 겁니다.

그래도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연말을 지나 내년에는 코스닥의 전성기가 도래할 것이라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투자자들은 어떤 업종과 종목에 주목하며 내년을 준비하는 게 좋을까요?



NH아문디운용의 박진호 주식운용부문장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부문장님.

Q. 코스닥지수 올 한 해 다른 주요국 지수들이랑 비교하면 사실은 크게 빠진 시장은 아니었는데요. 코스피랑 비교하면 아무래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 해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일단 코스닥 시장의 현재 상황부터 좀 냉정하게 판단해 볼까요?


코스닥 시장은 1996년도 미 나스닥에 이어 두 번째로 설립된 성장주 중심의 시장입니다. 당시 지수가 1,000포인트였는데, 아직 이를 회복 못 하고 있죠.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최근을 보자면 일단 정부의 정책, 밸류업과 상법 개정이 코스피에 집중된 이슈였습니다.

여기에 반도체 사이클은 하이닉스하고 삼성전자에 집중되면서 소외받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을 보면 전체 중 코스닥 비중이 12%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국민연금을 비롯한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들은 코스피를 벤치마크로 활용하기 때문에 코스닥 투자 비중은 3% 내외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관투자자들의 비중이 현저히 낮은 상황인 것이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올해 코스닥 시장 성과는 글로벌 증시 대비 나쁜 편은 아닙니다.

2년간 상승률이 35%인데, 시총 1위 기업인 알테오젠 주가가 최근 2년간 5배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알테오젠을 제외할 경우 코스닥 시장의 지수 상승은 지난 2년간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부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그래도 내년에는 지금의 대형주 중심의 장세가 코스닥으로 옮겨갈 것이란 기대감도 꿈틀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아무래도 AI로의 대전환이 있겠죠?

네, 맞습니다. 하나 간단한 예를 들면 젠슨 황 CEO께서 굳이 왜 한국에 왔을까? 그리고 GPU, 돈만 있다고 살 수 있는 게 아닌데, 26만 장을 저희에게 공급해주기로 했고요.

저는 한국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한국이 AI 시대, 또는 피지컬 AI 시대에 높은 IT 비중과 제조업 기술,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에 AI 대전환(AX·AI Transformation) 시대에 한국의 가치가 분명히 부각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석 달 전인가요. 팔란티어 CEO도 방한해 한국 제조업에 쌓인 노하우를 주목했습니다. 저는 이런 제조업 기술을 가진 강소기업들이 부각될 트리거는 혁신성장펀드 150조 원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말씀하신 대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가 굉장히 주목됩니다. 부문장님이 보시는 내년 코스닥 시장의 주도주는 어디라고 보십니까?


'A(AI), B(바이오), C(콘텐츠), D(방산), E(에너지), F(팩토리)'
키워드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AI 인프라 구축과 관련된 산업들입니다. AI 대전환에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반도체, 소재, 전자부품 등을 우선 주목할 만합니다.

또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바이오 섹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비만 테마, AI와 바이오 융합 스토리들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프라가 구축된 다음에는 우리의 생활 방식을 바꾸는 혁신기업들이 나올 것입니다. 예를 들면 오픈AI가 추진하는 AI쇼핑은 소비자의 검색 시간을 줄여주고 의사결정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해 줄 것으로 보이죠.

또한 자율주행택시, 서빙로봇의 등장은 물류 혁신을 통해 또 한 번의 원가 절감을 가져올 것이며 이 과정에서 승자와 패자가 나올 것입니다. 이러한 AI의 도입은 산업 재편을 유도할 것이며 많은 투자 기회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 외에 2차전지는 ESS 기대감, 엔터는 BTS 컴백 기대감, 게임은 다수 신작 모멘텀이 있어서 주목할 만합니다.

Q. 그럼 이 코스닥 종목들로 구성된 다양한 상품들의 출시를 기대해봐도 되겠습니까?

그 전에 선결되어야 할 게 있을 것 같아요. 두 가지로 보는데요.

첫째는 코스닥 시장의 질적 향상입니다. 퇴출될 기업들은 빨리 퇴출될 수 있게끔 제도가 갖춰져야 될 것 같고요.

두 번째는 기관투자자들이 들어올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지금 대부분의 벤치마크(BM)가 코스피거든요. 그런데 코스닥 또는 코스닥 150이라도 기관투자자들의 BM으로 도입될 수 있어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대기업 집단들이 M&A를 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신에 자회사로 만들지 말고 애플이나 구글처럼 좋은 기술을 가진 기업들을 사서 흡수합병하는 것을 허용해줘야 코스닥 기업들이 사업을 키우기도 하고, 또 엑시트할 수 있게 해야 많은 기업들이 창업을 하고 들어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코스피 이전 상장은 코스닥 시장을 2부 리그로 만드는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왔습니다. 이 부분을 보완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똑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시가총액 상위 10개 중 7개가 나스닥 기업이에요. 자부심을 느끼는 시장 구조를 만들어줘야 되는데, 물론 기업들도 열심히 해야겠지만, 정부에서도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게 있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기관투자자들이 들어왔을 때, 벤치마크로 코스닥을 선택할 수 있게끔 제도적 배려가 있어야겠습니다.

또 코스닥 또는 중소형주에 특화된 펀드 같은 경우는 더 많은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이것이 청년 실업에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창업했을 때 쉽게 상장할 수 있고, 또 쉽게 엑시트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두면 청년들이 "나도 창업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것 같아요.

제가 20년 전부터 꾸었던 꿈은 "한국의 자본시장, 특히 코스닥 시장에 아시아의 기술 기업들이 상장했으면 좋겠다"인데요.

한국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 높은 멀티플을 받는다는 믿음을 주면 좋은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많이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뉴시스


Q. 시장 신뢰와 정책적 뒷받침을 통한 구조적 변화를 말씀하셨습니다. 또 추가로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 이외에도 어떤 것들이 좀 있을까요?

질적 향상 측면에서, 밸류업과 올해 상법 개정이 대부분 대형 기업에 맞춰져 있는데요. 그런데 이를 코스닥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또 테슬라 요건으로 불리는 기술특례 상장 제도가 있지만, 업계에서 듣는 이야기는 매우 어렵다는 이야기들입니다. 평가 기간 중 최소한 한 곳 이상 A를 받아야 하는 등 조건이 있거든요.

개인적으로 저는 쉽게 들어오고, 나갈 때는 엄격하게 퇴출 조건을 적용하는 시장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코스닥 시장 구조 개혁, 한계기업 개혁 등의 구조적 변화도 동반될 필요가 있습니다. 구조 개혁과 함께 외국인 및 기관투자자들이 코스닥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제도적, 정책적 유인책이 뒷받침되면 효과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여기까지 듣죠. NH아문디자산운용의 박진호 주식운용부문장 모시고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연 기자 ycho@wowtv.co.kr 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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