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확대 세계 추세에 역행
들쭉날쭉한 태양광 발전의 간헐성 때문
앞으로 더 늘어날 듯
전기 요금이 인상될 가능성도
송전망 포화와 태양광 발전량 급증 탓에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강제로 멈추는 ‘출력 제어’가 잦아지면서, 지난 5년간 10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 수요가 적은 시기에 전력 공급이 넘쳐 발전 단가가 가장 낮은 원전의 출력을 강제로 줄이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한수원이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 6월까지 원전 출력 제어로 인한 한수원의 손실은 총 1071억596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출력 제어 탓에 생산하지 못한 전력의 가치(발전량X발전단가)를 금액으로 환산한 것이다. 2020년에는 연간 손실이 56억원에 그쳤지만, 출력 제어 횟수가 급증하면서 올 상반기에만 206억원을 기록했다.
한수원은 그동안 전력 수요가 급감하는 봄·가을철 주말이나 명절, 그리고 산불·태풍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출력 제어를 해왔다. 그 횟수도 2020년 2회, 지난해는 7회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태양광 발전량이 급증하는 낮 시간대 전력 과잉이 심해지고 송전망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늘면서 올 상반기 출력 제어는 25회에 달했다. 올봄에는 평일에도 전남 영광의 한빛 원전을 7회 멈춰 세웠다.
특히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들쭉날쭉한 태양광 발전의 간헐성은 전력망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3월에는 ‘태양광 예측 오차’를 이유로 한빛 원전 발전량을 줄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앞으로 태양광 보급이 늘어날수록, 원전의 발전량 감소가 더 큰 폭으로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조재현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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