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편의점 컨셉과 스트리트 푸드 메뉴, 새로운 외식업 모델로 등판
채식·건강식 트렌드 속 ‘발효’가 핫 키워드로 부상,
기존 발효식 대비 새로움 부각된 김치가 전면에 등장
올해 오스트리아 주요 매체에서는 한국 문화, 한국 제품의 인기를 조명한 사례가 예년보다 자주 눈에 띄었다. 공영 방송 ORF에서 소개하고 있는 일련의 관련 보도가 주목할 만한데, 그 시작은 “K-팝에서 K-뷰티까지 – 빈(Wien)에 불고 있는 한국 붐(Korea-Boom)”이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여기에는 어린이와 성인을 대상으로 한 K-팝 댄스 강좌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과, K-드라마 등을 통해 알려진 한국의 스킨케어 제품이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는 소식이 함께 전해졌다.
다음 기사는 “K-팝, 한국학 붐(Koreanologie-Studiumboom)을 이끌다”라는 표제 하에 빈 대학(Universität Wien)의 한국학과가 2018년 이후 매년 100명 이상의 신입생이 지원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는 소식을 다뤘다. 학생들이 해당 과를 선택하는 가장 큰 동기는 한국어로, 이를 배우기 위해 입학한 학생들이 역사, 정치 등을 포괄하는 지역학 접근에 적응하지 못해 겪는 시행착오가 함께 소개되기도 했다.
한식, 현지 외식업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다: 한국식 편의점 음식, 스트리트 푸드
그러나 가장 많은 빈도로 노출되고 있는 기사는 단연 음식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는 약 20개의 한식당이 이미 성업 중이며, 새로 오픈하는 한식당에 대한 소식은 빠짐없이 매체에 소개될 정도로 현지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보다 두드러지는 경향은 기존의 한식 대표 아이템였던 불고기, 비빔밥과 같은 전통적인 식사 개념의 메뉴를 벗어나, 토스트, 즉석 컵라면, 빙수 등 이른바 한국의 스트리트 푸드를 판매하는 카페, 스낵숍 형식 음식점의 개점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아이템은 한국식 프리미엄 달걀 샌드위치로, 전문점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음식점 외에 토스트나 샌드위치를 취급하고 있는 일반 음식점에서 ‘SNS 인기 아이템’으로 소개되며 판매되고 있는 경우 역시 늘고 있다.
한국의 편의점 형식을 차용해 즉석에서 라면을 조리해 먹을 수 있고 주먹밥같은 가벼운 즉석 식품을 음료와 함께 구매해 바로 식사할 수 있는 캐주얼 음식점 역시 새로운 외식업 모델로 눈에 띈다. ‘Shop & Eat’ 컨셉을 전면에 내세우며 주로 현지 중국계 자본을 통해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매장을 늘려가고 있는 이들 음식점은 대형 쇼핑몰, 시내 중심 쇼핑가, 기차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주로 위치한 점이 특색이다. 이를 통해 기존 한인·아시안 식품점과 같은 소형 유통 채널 및 온라인을 통해 주로 판매되던 라면 제품의 유통이 확장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 제품군에 대한 소비자 주목도 및 친숙도 또한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매체, 식품 유통업체 등에서 주목하는 오스트리아의 최신 푸드 트렌드를 살펴보면, 대부분유사한 키워드들이 도출되는데, 주로 지역성, 채식, 건강식단 등이 가장 선두에 보여진다. 메가트렌드라고 칭해도 좋을 지속가능성 중시 경향은 식품 소비에서 역시 중요한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는데, 가장 두드러지게 강조되는 개념이 ‘지역성(Regionalität)’이다. 음식 트렌드를 다루고 있는 보고서나 기사에서는 이 지역성 개념을 좀 더 풀어서 안내해주고 있는데, 흔히 소비자에게는 이 개념이 ‘친환경, 유기농 농법으로 재배된 고품질의 식재료’, ‘수입산이 아닌 지역산’, ‘투명한 유통체계’ 등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지역성 만큼이나 자주 언급되는 키워드가 바로 채식으로, 오스트리아는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2021년 이후 육식 소비를 줄였으며, 약 37%가 자신을 플렉시테리언(육식을 주식으로 하지 않으며, 육식 소비를 적극적으로 줄이는 섭식 형태)으로 규정하고 있어 플렉시테리언의 비중이 40%를 기록하고 있는 독일에 이은 유럽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전체 채식 인구 비중을 모두 합산해 국가별로 비교할 경우 15%로 독일과 동률 1위, 비건의 비중은 10개 국가 중 가장 높은 5%를 차지하고 있다.
주*: Smart Protein European Customer Survey 2023, 코펜하겐대학교/Innova Market Insight
핫한 조리법 ‘발효’, 그리고 김치
채식, 건강·웰빙식 추구 경향과 함께 부상한 키워드가 ‘발효’인 점 역시 매우 흥미롭다. 오스트리아를 포함한 독일어권 국가에서는 양배추를 사용해 제조하는 발효음식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로 관련 조리법에 이미 친숙한 상황이지만, 매체에서는 최근 미생물학을 적용한 건강식이 재차 관심을 모으게 되면서 발효가 핫한 키워드로 ‘컴백’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김치는 다시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발효음식의 대표주자로 흔히 소개된다. 김치 레시피를 담은 온라인 바이럴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한식당이 아닌 다양한 국적의 음식점에서 김치 요소를 더한 퓨전 메뉴*가 폭넓게 유행하고 있다. 발효 조리법을 연구하고 워크샵을 열어 이를 널리 알리는 자리에 김치가 전면에 소개되는 모습 역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라이프스타일 숍, 유기농식품 전문 숍, 온라인 몰을 중심으로 배추는 물론 현지의 다양한 야채를 사용한 김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외식업과 식품 시장 그리고 화제의 레시피에 이르기까지, 한국 음식이 최근 오스트리아의 음식 트렌드에 불어넣고 있는 활력은 뚜렷해 보인다. 일간지 Die Presse에 한식 테마 기사를 기획해 올린 푸드 칼럼니스트 부르크하르트씨는, SNS의 바이럴 소재가 되는 스트리트 푸드부터 공을 들여 만든 요리까지, 빈의 한식 시장은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과하주와 막걸리를 ‘발효 쌀음료’라고 표현하고, 다양한 종류의 김치와 김치를 사용해 만든 현지음식을 공들여 소개하는 그의 글을 보면 현지 톱 음식 트렌드 중 하나인 발효와 한식의 시의적절한 접점을 실감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는 채식 선호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국가로(관련 뉴스: KOTRA 해외시장뉴스 '채식이 대세', 오스트리아 식품시장 트렌드), 이는 발효 조리법과 김치가 큰 관심을 얻는데 큰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문화의 음식 트렌드는 계속해서 변화해가며, 이는 소비자의 취향 그리고 라이프스타일과 상호 큰 영향을 주고받으며 진화해간다. 현재를 살아가는 현지인의 일상에 녹아 들어갈 수 있는 보편식, 그리고 식재료로서의 한식과 한국 식품에 대해 모색하고자 한다면, 현지 식문화와 음식트렌드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과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작성 지원: KOTRA 빈무역관 우예찬
오스트리아 빈무역관 김현정 2024-10-28 출처 : KOTRA
K-Pop führt zu Koreanologie-Studiumboom
https://wien.orf.at/stories/3267678
https://youtu.be/QPzIawT2sX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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