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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 위기의 본질 Construction industry crisis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건설산업은 최근 많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고금리 속 부동산 경기의 위축으로 건설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자재비 및 인건비 상승과 건설사업의 수익성 저하 등으로 인하여 건설업계의 경영 여건은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고 있다.

원자재가, 유류비 등의 영향에 따른 자재비 상승과 인력 수요 증가에 따른 인건비 상승이 한동안 계속되면서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건설생산의 비용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기업의 수익성과 안정성 지표들이 모두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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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하반기 건설경기전망에 따르면 올해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17.4%나 감소했던 2023년에 비해서도 10.4% 감소된 170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2022년 대비 60조원 가까이 건설수주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2017년 6%대를 보이던 건설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022년 4%대 초반으로 떨어졌으며, 아직 집계가 완료되지 않았으나 2023년은 더욱 하락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렇게 건설시장의 급격한 위축과 건설사업의 효율성 저하, 그리고 건설업계의 악화되는 경영여건 등 제반 건설산업 상황을 고려할 때 최근 제기되는 '건설산업 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건설산업의 위기는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오래전부터 건설 인력의 고령화와 청년층의 건설업 기피로 건설 인력의 양적·질적 부족이 심화되고, 인력의 질적 저하와 더딘 기술혁신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 안전 및 품질 등 기본적인 역량 문제의 지속으로 건설산업이 경쟁력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계속돼 왔다. 바로 이것이 건설산업 위기의 본질이다.

시장은 빠르게 민간 시장 중심으로 변화돼 가고 있는데, 이에 따라 빠른 사회·경제적인 변화 속에서 건설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도 다양해지고 복잡해지고 있다. 즉 건설산업은 과거 대표적인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었으나 이제는 소비자의 수요에 맞춘 소비자 시장으로 급격히 변화되고 있다.

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생산 및 경영관리의 혁신에 주력하는 타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설산업의 디지털화는 뒤처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울러 건설생산 과정에서의 건설산업 내 발주자, 시공자, 건설근로자 등 각 주체의 대립적 관계와 불공정 거래 관행의 지속은 건설생산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대표적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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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이러한 건설산업 경쟁력 상실에 대한 대응과 혁신을 위해 2008년 '건설산업선진화위원회', 2018년 '건설산업 혁신방안' 등 정부 및 민관 합동의 혁신 활동이 지속적으로 추진돼 왔고, 지금도 진행 중이나 이러한 건설산업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최근 건설산업의 위기 상황은 고금리 및 부동산 경기의 침체 등에 의한 일시적인 상황이 아니다. 보다 근본적으로 보면 전술한 다양한 건설산업의 문제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다른 어느 때보다 건설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건설산업 위기의 실질적인 원인에 대한 진단과 이에 맞춘 맞춤형 대처 방안에 대한 논의가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정부는 물론 건설업계와 연관 산업계가 함께 건설산업 혁신의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혁신을 위한 협력적 노력을 추진할 때다.

정부는 건설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 및 제도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이에 대해 주체들의 협력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건설업계 및 산업계에서는 건설산업 혁신의 실질적인 주체로서 생산성 향상과 건설사업의 효율성 향상 및 지속 가능한 시장 창출을 위해 사업관리 역량의 강화 및 기술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내적으로는 경영환경 변화에 맞춘 경영관리 관행의 혁신적인 개선 활동, 그리고 건설산업 대내외의 실질적인 수요 변화에 맞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 등 혁신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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