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 전략’ 노렸다
개미, 月 3~4조 채권 사들여
개인 지분 28% 채권도 나와
은행 예금보다 고금리 매력
외국인은 매수
개미 자금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단기적으론 이자 수익을 얻으면서, 향후 금리 인하 땐 자본(매매) 차익까지 노리는 투자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7일 기준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총 6조6522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에도 개미들은 저평가 대형주 위주 시장인 코스피에서 11조5142억원을 팔아치웠다.
단기채로 이자 수익 극대화
금리 인하 시 가격상승 노린
저쿠폰 장기채도 쇼핑목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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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연중 강보합에 그치는 등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게 자금 유출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증시에서 빠져나온 개미 자금은 채권 시장으로 향했다.
올해 개인투자자들은 장외 채권 유통시장에서 총 19조9898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채권을 20조원 가까이 사들인 건 처음인 일이다.
시중 금리가 급격히 상승한 지난 2022년 중순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매달 3~4조원씩 꾸준히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고금리 환경이 시장의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채권을 통한 이자 수익에 대한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현재 한국 2년물 국채 수익률은 3.4% 수준으로, 2020년(1%) 대비 크게 뛴 상황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은행권 예금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반면 채권 금리는 상승하면서 이자 수취 유인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개미가 가장 선호하는 채권 종류는 국채로 연중 6조3644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최근 개미들은 단기 국채와 장기 국채를 동시에 사들이는 ‘바벨 전략’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벨 전략은 중간을 버리고, 양극단(안전·위험 자산)을 한 바구니에 담는 투자 전략이다.
올해 5월 말 기준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채는 장기채인 ‘국고 20-2(30년물)’로 총 3조8426억원을 가지고 있다. ‘국고 19-6(20년물)’도 3조789억원 보유 중인데, 국고 19-6의 발행잔액 대비 개인투자자 지분율은 27.82%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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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개인투자자들은 단기채인 ‘국고 21-4(3년물)’과 ‘국고 19-5(5년물)’을 각각 1조5980억원, 1조2525억원 순매수했다. 두 채권 역시 개인투자자 지분율이 10~15%로 적지 않다.
초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단기채는 기본적으로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 폭이 작다. 기준 금리가 높은 시기에 발행된 단기채는 가격 변화는 최소화하면서, 고금리에 따른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인기다.
장기채를 함께 사는 이유는, 향후 금리 인하 시 단기채의 기대 수익률(금리)이 낮아지기 때문에 자본 차익까지 노리기 위해서다. 장기채는 단기채와 반대로 잔존만기(듀레이션)가 길어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이 크게 상승한다.
특히 과거 2019~2020년 제로 금리 시절에 출시된 저쿠폰 장기채 가격은 이후 시중 금리 상승으로 발행가액 대비 크게 낮아진 상태다.
장기채로 자본 차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우선 저가 매수 후 나중에 금리가 내려 가격이 오르면 유통 시장에서 차익 실현을 노릴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만기까지 보유하는 것이다. 실물 채권은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와 달리 만기 보유 시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발행가액이 1만원인 채권을 8000원에 매수한 후 만기까지 보유하면 2000원 만큼의 차액을 자연스레 거둘 수 있다.
차창희 기자 charming91@mk.co.kr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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