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경우는 배우자가 나를 가장 사랑스럽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엄마인 내가 딸아이를 꼭 안고 잠을 잘 때 남편이 그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세상을 모두 가진 기분이라고 한다. 저 둘을 위해 본인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나?
엄마인 내가 딸아이를 안아주고 뽀뽀해 주고 사랑스럽게 대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남편의 표정을 나는 분명하게 기억한다. 흐뭇함에 눈가 가득 미소를 머금거나 심지어 어떤 날에는 무엇이 벅차오르는지 촉촉해지는 눈빛을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배우자가 나로 인해 사랑이 채워지는 어떤 핵심을 알고 있다면 어쩌면 배우자와 나 사이에서 엇나가는 박자를 조금씩 맞추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대체로 부부는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완전히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보통의 경우 자신의 반쪽에 대한 이끌림은 스스로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가진 상대에게 본능적으로 반응하게 되니까.
이것을 게리채프만은 '5가지 사랑의 언어'라고 정의한다. 인간은 누구나 고유의 언어 체계를 가지고 의사소통을 하는 것처럼, 사랑을 하는 방식에도 독특한 언어 체계가 있다는 말이다. 그는 사랑의 5가지 언어를 첫 번째 인정하는 말, 두 번째 함께하는 시간, 세 번째 선물, 네 번째 봉사, 다섯 번째 스킨십이라고 나누었다.
배우자가 자신에게 가장 많이 부탁하는 것을 떠올려 보면 배우자의 사랑의 언어를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배우자에게 '이번 주말 함께 여행을 갔으면 좋겠다'라고 할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오늘 나에게 가져온 것은 없는지' 자주 물어볼 수도 있다.
여행을 같이 가고 싶은 배우자는 '함께하는 시간'이 사랑의 언어가 될 것이고 상대에게 무엇을 받는 것을 자주 원한다면 '선물'이 사랑의 언어가 되는 것이다. 배우자가 하는 불평을 들을 때 짜증이 나기 쉽지만 실제로 거기서 상대의 사랑의 언어를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반대로 자신이 배우자에게 자주 요구하는 것이 본인의 사랑의 언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커플이 사랑에 빠져 행복한 감정에 결혼을 한다. 그러나 결혼 후 그 황홀한 감정은 온데간데없고 갈등하기 시작한다. 서로 거친 말을 주고받고 실망과 분노와 상처를 만들어 내는 이유가 어쩌면 서로가 서로의 사랑의 언어를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배우자에게 사랑을 기대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본능적이고 근본적인 욕구인 사랑받기 위한 욕구를 채우기 위한 것이다.
결혼 후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서로가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의지에 달린 것은 아닐까? 함께 한 시간이 아무리 길더라도 배우자의 사랑의 언어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면 배우자는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가 어렵지 않을까?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사랑의 언어만을 채워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했던 것은 아닐까?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이제 글의 첫머리에 어떠한 말이 들어갈지 감이 올 것이다. 결혼한 부부가 서로에게 상대의 사랑의 언어로 표현한다면 사랑의 감정을 결혼하기 이전으로 되살릴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상대방의 사랑의 언어로 말하기 시작하면 긍정적 감정이 다시 살아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 당장이라도 배우자의 불평에서 느껴지는 그의 진짜 마음(사랑의 언어)을 먼저 생각해 본다면 어떻게 될까?
상대가 원하는 사랑을 불평이나 요구로 나타냈음에도 불구하고 먼저 알아준다면 상대는 어떤 반응을 보일 수 있을까?
brunch.co.kr/@dana1213/305
케이콘텐츠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