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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물체 압력 정확하게 느끼는 로봇 손가락 개발



ETRI·원익로보틱스 공동 연구진
로봇 손가락이 느끼는 압력은 색 변화로 확인

사람의 손가락처럼 잡은 물체의 압력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느끼는 로봇 손가락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최근 사람을 대신해 제조·서비스업에서 로봇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가는 가운데, 부정확한 센서 인식으로 인한 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혜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지능형부품센서연구실 책임연구원과 국내 로봇 기업 원익로보틱스 공동 연구진은 26일 공기압을 이용해 압력 방향과 관계 없이 정밀하게 압력을 감지하는 로봇 손가락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국내 로봇 기업 원익로보틱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압력 감지 로봇 손가락. 손가락이 잡고 있는 물체의 압력을 방향에 관계 없이 정확하게 감지하고, 그 결과를 색으로 나타낸다./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이번에 개발한 로봇 손가락은 단단한 물체부터 부드러운 물체까지 모두 손쉽게 잡을 수 있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기존 로봇 손가락 기술은 물체를 잡는 방향에 따라 신호가 왜곡되는 한계가 있었다. 압력 신호가 왜곡되면 잡는 힘이 약해져 물체를 놓치거나 너무 강하게 움켜쥐어 물체가 손상되기도 한다. 이같은 현상은 사람의 작업을 대신할 로봇 손가락의 활용을 어렵게 하는 한계점으로 지목된다.

연구진은 3차원(3D) 로봇 손가락에 공기압 기반 압력 센서를 부착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 여러 방향에서 작용하는 압력을 정밀하게 감지하는 동시에 사람의 손처럼 물체를 다룰 수 있는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센서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도 도입했다. 로봇 손가락이 잡은 물체의 단단함 정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또 로봇 손가락이 느끼는 압력 변화에 따라 발광다이오드(LED)의 색상이 변하게 해 사용자가 손쉽게 작동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진동을 감지하거나 무선으로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통신 기능도 적용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원익로보틱스가 공동 개발한 로봇 손가락이 잡고 있는 컵에 물을 따르자 손가락에서 느끼는 압력이 바뀌고 있다. 변하는 압력은 발광다이오드(LED)의 색상 변화로 알 수 있다./한국전자통신연구원

기존 로봇 손가락의 내구성 문제도 해결했다. 압력을 받는 부위에 센서가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설계해 장기간 사용에도 성능 저하가 없도록 했다. 기존 촉각센서는 센서가 직접적으로 압력을 받아 고장 확률이 높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로봇 손가락이 제조·서비스 분야에서 복잡하고 섬세한 작업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양한 물체를 조작해 인간과의 상호작용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후속 연구를 통해 손 전체가 인간과 같은 촉감을 느끼게 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압력 외에도 온도·습도·빛·초음파 같은 인간 감각을 뛰어넘는 초감각 손 개발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로봇과 인간 간 상호 작용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며 “로봇이 우리 사회와 산업에 더욱 깊숙이 통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병철 기자 사이언스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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