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 중 1명은 "정치 채널 못 믿어"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
구글의 유명한 경영 모토다. 빅테크 기업으로서 이용자의 편의와 관련 산업 육성을 바탕으로 ‘착한 기업’을 키우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대표적인 콘텐츠 유튜브와 검색 시장,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등 주요 사업에서 독과점 지위를 누리면서 경영 모토의 신뢰는 추락하고 있다.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구글의 영업 형태는 한 나라를 넘어 전세계 경제를 넘어 사회·정치·문화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초 유튜브는 카카오톡(4525만 명)을 제치고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이 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페이스북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30억4900만 명으로 유튜브(24억9100만 명)를 크게 앞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인의 유튜브 선호도는 매우 뚜렷하다.
이처럼 유튜브가 한국인의 삶 전반에 파고들자, 심각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 동영상 시장의 지배력을 기반으로 음원 유통, 쇼핑 시장까지 잠식되고 있다. 여기에 허위 정보와 가짜 뉴스, 혐오 발언은 극단적인 정치·사회 양극화 등 우리 사회에 새로운 여론 생태계를 만들었지만 왜곡된 구조는 갈수록 명확해 지고 있는 현실이다.
본지는 지난달 8일부터 14일까지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전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튜브 사용 실태를 조사했다. 설문조사는 인구 구성비에 따라 비례할당 추출해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80%에서 ±2.03%p 이다.
그 결과 ‘재테크 판단 시 경제 분야 유튜버의 콘텐츠가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7.5%가 긍정(‘매우 많이 줌’+‘영향 줌’)의 반응을 보이면서 부정(‘전혀 영향을 주지 않음’+‘영향 주지 않음’)의 22.9%를 월등히 넘어섰다. 영향도가 ‘보통’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39.6%였다.
반면 ‘정치적 판단 시 정치 분야 유튜버의 콘텐츠가 미치는 영향도’를 묻는 질문에는 절반 가까이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답했다. 부정(전혀 영향을 주지 않음+영향 주지 않음)는 44.9%, 보통은 35.6%이었으며, 긍정(매우 많이 줌+영향 줌)은 19.5%에 불과했다.
신뢰도 측면에서도 재테크 분야가 정치 분야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경제 유튜브 콘텐츠에서 얻은 정보를 얼마나 신뢰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27.5%가 긍정(‘매우 신뢰함’+‘신뢰함’)의 반응을 나타내며 부정(‘전혀 신뢰하지 않음’+‘신뢰하지 않음’)의 26.4%를 웃돌았다. 신뢰도가 ‘보통’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46.1%였다.
그러나 정치 콘텐츠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이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부정(전혀 신뢰하지 않음+신뢰하지 않음)을 택한 비중은 50.3%이며, 긍정(매우 신뢰함+신뢰함)은 13%에 불과했다. 신뢰도 ‘보통’은 36.8%였다.
세대별로 살펴보면 2030세대의 재테크 콘텐츠 의존도가 가장 높은 반면 정치 콘텐츠에 대한 의존도는 크게 떨어지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실제로 설문조사 결과 경제 분야 유튜버의 콘텐츠 영향도는 주식과 코인 등 공격적 투자 성향이 강한 2030세대에서 모두 5점 만점에 3.27점으로 나타나 전체 그룹 대비 유의미하게 높은 수치를 보였다. 재테크 분야 콘텐츠의 신뢰도 역시 20대가 5점 만점에 3.18점으로 1위를, 30대가 3.04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반면 5060세대의 재테크 콘텐츠 의존도는 타 그룹 대비 낮았고, 정치 콘텐츠 의존도는 타 그룹 대비 다소 높은 경향을 보였다. 재테크 영향도는 60대가 5점 만점에 2.91로 가장 낮았으며, 그 다음은 50대(3점)이었다. 재테크 신뢰도는 60대가 2.76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50대가 2.9점으로 아래에서 세 번째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반대로 정치 영향도는 60대가 2.67점으로 1위를, 50대가 2.64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임유진 기자 newjean@etoday.co.kr 이투데이
케이콘텐츠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