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치 반도체 시설 투자금 전체와 맞먹어
기자명이광영 기자 모바일 및 무선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사측과의 임금교섭 과정에서 메모리사업부 직원 1인당 평균 4억5000만원에 달하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삼성전자 임직원 평균 연봉인 1억5800만원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성과급 상한 폐지’를 내세운 노조의 압박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업계와 조합원 간 공유된 내용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최근 임금교섭에서 올해 예상 영업이익의 2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산정한 구체적 지급 규모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사측과의 협상 과정에서 메모리사업부는 인당 4억5000만원, 파운드리·시스템LSI사업부는 3억원 정도는 받아야한다고 언급했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노조 측은 파운드리·시스템LSI도 메모리의 3분의 2 수준인 3억원 정도는 받아야 비메모리 노조원들을 설득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올라타며 영업익 200조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 요구대로 추산하면 DS부문 임직원이 가져갈 성과급 총액은 40조원을 넘기게 된다. 이는 2025년 삼성전자 DS부문 설비투자액인 47조5000억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사실상 1년 치 반도체 시설 투자금 전체를 성과급으로 요구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성과급의 상한 폐지와 DS부문 쏠림 현상이 부서간 위화감 조성 및 임직원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5만명이 넘는 DX부문 임직원을 사실상 소외시키고 내부 갈등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DX부문 조합원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는 등 노노(勞勞) 갈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0일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가 공개한 가입 현황을 보면 DS부문 조합원은 5만1374명으로 전체의 77.9%를 차지했다. DS부문 내 가입률은 68%다. 메모리사업부는 가입률이 73.5%(1만9284명)에 달해 이번 ‘4억5000만원 요구’의 핵심 지지 기반이 되고 있다. 반면 가전과 모바일을 담당하는 DX부문 임직원의 가입 비중은 21.1%이며, DX부문 내 가입률도 29.4%에 그쳤다.
노조는 9일부터 총파업 돌입을 위한 찬반 투표를 진행 중이다. 투표에서 쟁의 행위가 가결되면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나선다. 노조원 10명 중 7명이 반도체 인력인 상황에서 3만명 이상이 파업에 참여할 경우 사실상 ‘셧다운’에 필적하는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이는 6세대 HBM4 양산을 공식화하며 실적 반등을 노리는 삼성전자에 치명적인 리스크다.
삼성전자는 4일 사내 공지를 통해 “전례 없는 이익 창출에 기여한 사업부에는 특별포상을 하겠다”며 “중요한 시기에 무엇보다 사업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모아달라”고 밝혔다.
이광영 기자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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