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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기본소득’ 표방 ‘‘햇빛소득마을’'...대출에 의존 5년 뒤 '먹구름' 우려

햇빛소득마을 2500곳 만든다는데

대출에 의존하는 태양광 사업

원리금 상환 시작되면 적자 전환

전력망 포화로 전기 못 팔 수도

정부가 ‘농촌 기본소득’을 표방하며 추진 중인 ‘햇빛소득마을’이 대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로 짜여져 수익성 악화 우려가 있는데도 뚜렷한 대안 없이 추진되고 있다. 주민들이 거액의 빚을 내 태양광 발전소를 짓지만, 원금 상환이 시작되는 6년 차부터는 수익보다 대출 상환금이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수익 안정성을 담보할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햇빛소득마을' 원조인 경기 여주시 구양리 전경. 지붕 곳곳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조선일보 DB

정부는 이달 초 햇빛소득마을 추진단을 출범시키고 상반기 중 사업 공모를 시작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전국에 2500개 햇빛소득마을을 만든다는 목표다. 이 사업은 마을 주민들이 설립한 협동조합이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한 뒤, 전력을 판매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24일 국회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정부의 ‘햇빛소득마을 조성 추진 체계’ 자료에 따르면, 햇빛소득마을로 선정되면 태양광 설비비의 85%를 연 1.75%, 5년 거치 10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대출받는다. 예컨대 1MW 발전 설비를 만들기 위해 15억원을 대출받은 마을의 경우, 초기 5년은 연 2600만원 가량의 이자만 부담하면 된다. 전력 판매로 연 매출 2억6000만원을 올린다고 가정하면, 이자와 법인세 등을 내면 연간 약 1억4000만원의 수익이 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6년 차부터다. 원금 상환이 시작되면서 연간 상환액이 1억7000만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매년 약 400만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다. 자칫 전력도매가격이 하락해 전력 매출이 감소할 경우 손실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추진단 관계자는 “초기 수익을 적립하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사업 문건 어디에도 주민 배당을 제한하거나 적립을 강제하는 규정은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방문해 모범 사례로 언급했던 경기도 여주시 구양리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https://www.korea.kr/multi/visualNewsView.do?newsId=148959717


판로 확보도 난제다. 햇빛소득마을은 생산한 전기를 한국전력의 변전소를 거쳐 판매해야 하지만, 이미 전국의 변전소 5곳 중 1곳(21%)은 수용 한계를 넘었다. 특히 사업 수요가 큰 광주와 전남 지역의 경우 103개 변전소가 모두 포화 상태다. 신규 송·변전 설비가 완공되는 2031년까지는 사실상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빚을 내 태양광 발전소를 지어 놓고도 전기를 판매하지 못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전남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관련 사항을 정부에 문의했지만 명확한 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1MW 규모 설비에 필요한 ESS의 연간 관리비만 3000만~5000만원이라는 게 업계 추산이다. 이 비용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상준 서울과기대 교수는 “개별 마을이 각각 ESS를 설치해 유지비를 부담하는 방식은 비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조승환 의원은 “기후 위기 대응과 지방 소멸 문제를 동시에 풀겠다는 햇빛소득마을의 정책 방향은 의미가 있지만, 마치 수익이 보장되는 사업처럼 홍보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빈 기자

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6/02/25/MOSU2NBPDND3DIU3ZBDCQVB43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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