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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바이오 종목들


애널리스트에게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기업

일라이릴리

올해 세계 의약품 매출 1위는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 2·3위는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Ozempic)’,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Mounjaro)’였다.

한쪽에선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고 다른 한쪽에선 체중을 줄이는 호르몬이 인간의 대사를 다시 짜고 있다. 이 세 가지 약만으로 글로벌시장 매출이 10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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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의 배경에는 기술과 자본, 그리고 AI가 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의 폭발적 성장으로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이 쏟아지고 상위 25개 글로벌 제약사들이 쥔 M&A 실탄만 1조3000억 달러(약 2000조원)에 달한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점진적 금리인하 기조와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완화가 맞물리며 ‘빅파마의 르네상스’가 다시 열리고 있다.


중심엔 AI가 있다. AI가 설계하고, 빅파마가 자본을 태우며, 신생 바이오텍이 기술을 제공하는 ‘삼각 공조 구조’가 신약개발의 표준이 되고 있다. 임상 비용의 80%를 차지하던 개발 단계를 절반으로 줄이며 제약 산업은 새로운 엔진을 달았다.

글로벌 바이오 시장의 키워드는 명확하다. 비만(GLP-1), 항암(ADC·이중항체), AI(생성형 신약개발)다. 한경비즈니스는 주요 증권사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 7인에게 “2026년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종목은 무엇인가”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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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7이 있다면 바이오엔 ‘빅파마3’?

7인의 애널리스트에게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기업은 일라이릴리(Eli Lilly)다. 7명 중 4명의 선택을 받으며 압도적 표를 얻었다.

일라이릴리는 비만 신약의 제왕이자 현재 글로벌 제약사 시가총액 1위다. ‘AI의 M7’이 기술 패권을 나눠 가진 것처럼 제약업계에도 ‘빅파마’ 12개사가 있다. 그중 왕좌가 일라이릴리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릴리는 빅파마 중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오랫동안 1위 자리는 존슨앤드존슨(JNJ)의 몫이었고 코로나19 시기 급부상한 화이자(백신)와 로슈(진단)도 이를 뛰어넘지 못했다.

변화를 가져온 건 2023년 비만 치료제의 개화다. 대사질환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며 2024년에는 자가면역을 제치고 글로벌 2대 질환군으로 올라섰다.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산업화한 기업이 바로 일라이릴리다.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며 주사형 ‘마운자로(Mounjaro)’에 이어 경구제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의 내년 말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한양증권 오병용 애널리스트는 “비만 치료제 시장은 아직 초기 개화 단계로 1위 제약사는 여전히 일라이릴리”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서근희 애널리스트는 “비만 치료제 가격 인하로 시장 볼륨이 커지며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릴리는 단순 다이어트 약이 아닌 ‘대사질환 통합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김승민 애널리스트는 “비만 주사제와 경구제뿐 아니라 비만을 넘어 대사질환 전반 등 모든 부문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 및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와 애브비(AbbVie)는 각 2표씩 받으며 공동 2위에 올랐다. 화이자는 비만·항암 양쪽에서 확장 중이며 애브비는 면역질환 파이프라인의 안정적 성장이 강점이다.

두 표를 얻은 화이자는 경구형 비만 치료제와 항체약물결합체(ADC) 개발을 통해 릴리, 노보노디스크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엄민용 애널리스트는 “멧세라 인수로 경구용 및 지속형 비만치료제 시장에 올인하는 모습”이라며 “시젠 인수를 통해 ADC 영역까지 확보했고 향후 항암과 비만 사업부에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애브비는 면역질환 치료제 ‘스카이리지(Skyrizi)’와 ‘린보큐(Rinvoq)’의 고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김승민 애널리스트와 오병용 애널리스트 모두 높은 성장 가능성, 실적 기대감에 점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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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독주 속 기술 다핵화 시대

일라이릴리의 독주 뒤에는 다채로운 기업들이 포진했다. 릴리와 화이자, 애브비를 제외한 나머지 12개사는 각 1표씩 받았다.

서밋(Summit),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듀얼리티바이오테라퓨틱스(Duality Biotherapeutics), 이노벤트(Innovent), 암젠(Amgen) 등 항암제·ADC 계열 기업 5곳, 스트럭처테라퓨틱스(Structure Therapeutics)와 턴스파마슈티컬(Terns Pharmaceutical) 등 대사질환·비만 치료제 관련 기업 2곳이다.

여기에 RNA·AI 플랫폼 분야의 아이오니스(Ionis)와 템퍼스AI(Tempus AI), 희귀 자가면역질환을 개발하는 이뮤노반트(Immunovant), 배당 안정성이 돋보이는 존슨앤드존슨, 그리고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 프로태고니스트테라퓨틱스(Protagonist Therapeutics)까지 포함됐다.

먼저 항암제 분야에서 한승연 애널리스트가 꼽은 서밋은 ‘넥스트 키트루다’로 불리며 2026년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승인 신청 결과를 앞두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한 표를 얻었다. 신한투자증권 엄민용 애널리스트는 “릴베고스토미그와 볼루스토미그 등 차세대 이중항체 항암제를 앞세워 키트루다 이후의 주도권을 노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서밋·아케소가 개발한 이보네시맙을 약 20조원 규모로 인수할 경우 아스트라제네카는 항암 분야의 메인 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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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C(항체·약물접합체) 기술을 중심으로 한 이중항체 시장에서도 아시아의 신흥 강자들이 등장했다. KB증권 김혜민 애널리스트는 홍콩의 이노벤트를 “최근 다케다와 112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이중항체 경쟁력을 입증한 기업”으로 꼽았고 같은 홍콩 바이오텍인 듀얼리티바이오테라퓨틱스에 대해서는 “ADC 전문기업으로 독일 바이오앤텍과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공동 개발 중”이라며 “2026년 중국 내 상업화를 앞둔 주요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양질의 매출 창출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한승연 애널리스트는 아이오니스를 “RNA 치료제의 구조적 성장기에 직접 수혜를 받을 기업”으로, AI 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템퍼스AI를 꼽았다. AI 기반 유전체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구축해 신약개발 효율성을 높이는 기업으로 구조적 성장 산업의 대표주란 설명이다.

질환별로 보면 대사질환과 희귀질환에서도 다양한 기업이 눈에 띈다.

김혜민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턴스파마슈티컬(Terns Pharmaceutical)을 “만성골수성백혈병(CML) 대상 치료제 ‘TERN-701’의 1상 결과가 고무적이며 CML 데이터에 따라 향후 추가 상승이 기대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오병용 애널리스트는 스트럭처테라퓨틱스를 경구형 GLP-1 비만 치료제 기술이전 가능성이 높아 주목할 기업으로 평가했다.

이 밖에 프로태고니스트는 경구용 IL-23·IL-17 저해제 등 면역·피부질환 중심의 신약 후보를 개발 중으로 대형 제약사 인수 기대감이 높다. 이뮤노반트는 희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IMVT-1402’의 임상 3상 결과를 앞두고 있으며 모기업 로이반트가 인수에 나설 경우 아제넥스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암젠은 월 1회 제형의 비만 치료제 ‘MariTide’ 임상 3상 중간 결과 공개를 앞두고 있으며 존슨앤드존슨은 항암 포트폴리오 확장과 정형외과 사업부 분사를 통한 수익성 개선 및 안정적인 배당주로 주목받았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511131431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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