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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부도설?...연말만 되면 떠도는 끊이지 않는 건설사 부도설


롯데만의 문제 아냐…코로나 이후 건설경기 한파 지속

금리마저 동결, “내년도 건설 경기 회복 제한적” 전망

지난 26일 건설 부동산 시장에는 건설 업계 8위 대기업인 롯데건설의 부도설 지라시가 돌았다. 이날 롯데지주는 입장문을 통해 “‘롯데건설 회생’이 언급된 출처 불명의 정보지 내용은 사실이 아님을 알려 드린다”며 “롯데지주는 롯데건설과 함께 이번 정보지 작성자 및 확산 배포자에 대한 경찰 고발 등을 포함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ttps://www.news1.kr/realestate/general/5985145


연말 건설 경기 불황에 따른 부도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롯데건설은 부도설 지라시로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다. 지난 3년간 다른 건설사도 부도설에 이름을 올렸다. 이유가 뭘까. 최근 서울 핵심지 집값이 상승세이긴 하지만, 건설경기는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여전히 지방 미분양 주택수가 줄지 않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 비용 부담, 자잿값과 인건비 인상, 건설 투자 급감 등의 악재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저마진 구조’ 못 벗어나는 건설사…매출 ‘5조원’ 찍고도 남는 게 없다

부도설에 휩싸인 롯데건설의 경우 10대 상위 건설사 중 부채비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최근 실적 발표에서도 매출 증가 속 자금 부담을 겪고 있다는 것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기준 5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올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액이 2조9521억원에 달해 지난해 연간 1조9571억원을 이미 50% 이상 초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기간 순이익은 320억원에 그쳤다. 그만큼 저가 수주를 했다는 의미로 수주액에서 공사비와 금융비 등 투입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연결기준 매출액이 5조8372억원으로 전년대비 3% 정도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919억원으로 지난 3년 연속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320억원으로 지난 3년 간의 수치와 비교할 때 정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인 원가율이 93.6%까지 치솟았다. 원가액은 5조4639억원을 기록했는데, 5조8000억원이 넘는 매출액 대부분이 비용으로 빠져나간 셈이다.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드는 고정비인 판관비 부담도 확대됐으며, 금융 비용 부담 증가에 따라 롯데건설의 부채비율은 올 9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214%에 달했다.

즉, 현재 롯데건설의 재무 상태는 매출이 증가해도 이익이 안 남는 구조란 이야기다.

자재비 40% 폭등, 기준금리마저 동결…“내년도 건설 경기 회복 제한적”

업계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비단 롯데건설만의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2022~2023년 건설 시장에선 전반적으로 레미콘·철근·시멘트 등 자재비가 20~40% 급등했다. 이 여파는 올해 본격적으로 건설사 재무제표에 반영되면서 영업 이익률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하도급 단가 인상, 인건비 증가, 장비 임대료 상승 등 복합적인 공사비 상승 요인이 건설 투자를 급감하게 하고 있단 설명이다.

여기에 27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했다. 금리인하 기조로 건설 경기가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급격한 환율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금리가 동결된 것이다. 건설 업계에는 당장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단이 6%대에 달하는 등 주택 건설 분야의 대출 금리는 지난 고금리 시기와 달라진 것이 없다.

해외 수주나 신성장 분야를 찾아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일부 건설 대기업 그룹을 제외하면, 주택 사업에 집중한 대부분의 건설사는 이 같은 위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건설 시장의 수주액은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건설정책연구원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는 건설수주가 증가했지만, 2023년부터 정체·감소 추세”라고 했다. 연도별 건설계약액도 올해 상반기 123조6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줄었다. 또 연구원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자재값은 39.8%, 공사비는 33.6%가 올라 비용 부담이 여전하다”고 했다. 건설업계 고용 한파는 지난 IMF시기와 맞먹는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건설업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는 75만5150명으로 최근 2년간 2만7000명이 줄었다. 건설업 피보험자가 2년 연속 감소한 것은 최근 10년간 처음이다.

건설경기 전반의 지지부진한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대표 심리지수인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해 평균 51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건정연은 “심리 위축의 요인은 공사비부담, 선행지표 악화, 부동산PF불확실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건설정책연구원은 “물량은 지방이 많고 공사금액은 수도권이 큰 상황에서 양극화가 심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집값이 올라도 민간 건설경기 회복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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