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금리 인하, 자영업자 지원 등 새 정부의 금융정책이 은행주 이익을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반면 증권주는 이재명 대통령의 증시 부양 정책의 대표적인 수혜주다.
지난 5일 기준 유가증권 시장에서 미래에셋증권 시총은 11조1500억원(미래에셋증권우, 미래에셋증권2우B 포함)으로 카카오뱅크와 시총 격차는 4100억원가량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한 달간 주가가 50% 오르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한 달간 주가가 8% 올랐다. 외국인 매수로 은행주들이 오르고 있지만 배당수익률이 연 1% 수준인 카카오뱅크는 외국인 매수가 제한돼 주가 상승폭이 작았다. 미래에셋증권이 이달 들어 보여준 높은 주가 상승률을 이어간다면 카카오뱅크는 물론 12조7900억원인 기업은행 시총을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
은행주들은 분기배당과 높은 주주환원율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에서의 정책 리스크 때문에 상승 동력이 제한되고 있다.
반면 증권주는 코스피가 2800선을 회복하는 랠리가 펼쳐지자 주가가 큰 폭으로 뛰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소각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는데, 증권주들은 자사주 비율이 높다. 미래에셋증권 자사주 비율도 22.98%다.
특히 올해 1분기 증권주들이 눈에 띄게 개선된 순이익을 발표한 점도 주가에 영향을 끼쳤다.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법인 이익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53% 늘어난 258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21.6% 늘어난 4482억원, 삼성증권은 2484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1분기 순이익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1374억원이었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상장 당시 주가가 9만원대까지 올랐으나 고평가 논란 등으로 지난 5일 종가는 2만4250원을 기록했다. 여전히 주가수익비율(PER)은 26.27배로 높다.
성장 속도가 느린 은행 업종에 비해 증권 업종은 이익 증가 속도도 빠르다는 것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동력이 됐다. 과거엔 기복이 적은 이익에서 나오는 안정적 배당이 은행주의 매력이었지만 최근엔 저성장 업종이라는 요소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네이버증권 edited by kcontents
여기에다 경기 침체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도 리스크다. 지난해 말 은행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강달러 문제도 거의 해결됐지만 여전히 은행주들이 코스피에 비해선 덜 오르는 이유 중 하나가 대손충당금이다. 특히 기업은행, 지역은행의 경우 그 우려가 더 큰 측면이 있다.
반면 증권 업종은 거래대금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해외 비즈니스를 통해 성장 잠재력을 키우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지난해 미국 법인이 역대 최대인 945억원의 세전 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해외 법인 자기자본도 4조원을 넘어갔다.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증권주들은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라 아직 저평가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의 PBR이 0.8배,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0.7배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은 모회사 미래에셋캐피탈의 추가적인 지분 매입이 예정돼 있고, 미래에셋컨설팅의 미래에셋생명 지분 매입도 이어지고 있는 등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제림 기자 jaelim@mk.co.kr 매일경제
케이콘텐츠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