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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대화가 안돼서 답답한 모든 아내분들에게"


선릉숲정신건강의학과 한승민 대표원장

많은 아내들이 남편과의 대화에서 깊은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남편과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느낄 때, 마치 소통이 단절된 감옥에 갇힌 듯한 고립감에 휩싸이곤 한다. 아내들은 남편이 자신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고, 마음을 이해해주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때로는 그 작은 소망조차 너무 먼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왜 우리는 서로 다른 언어로 대화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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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힘들었겠다. 그 말 한마디가 그렇게 어렵나?
아내들은 하루 동안 겪는 크고 작은 일들, 일터에서의 스트레스나 친구와의 갈등, 예기치 않은 불쾌한 상황들을 남편과 나누고 싶어 한다. 그런데 아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단순한 해결책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정말 힘들었겠구나"라는, 자신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기다리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감정을 누군가와 나누고, 위로받고 싶어 하는 본능이 있다. 그러나 그 소망이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아내들은 깊은 외로움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문제는, 아내들의 이런 바람이 남편들에게 쉽게 전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남편들은 "그 사람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겠지"라거나 "네가 좀 더 잘 대처했더라면…" 같은 말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아내들은 "내가 언제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했나?"라며 답답함과 좌절감을 느낀다. 이럴 때, 자신이 남편에게조차 이해받지 못한다는 상실감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사냥꾼들에게 공감능력 따위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남편들은 아내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할까? 남성들은 대부분 문제 해결 중심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인류가 오랜 시간 진화해 오는 동안, 남성들은 사냥을 하고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가족을 지키는 역할을 맡아왔다. 이 과정에서 냉철한 판단력과 빠른 문제 해결 능력이 필수적이었다. 그래서 오늘날의 남편들도 여전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본능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정서적 공감과 문제 해결은 서로 다른 영역이다. 남편들은 아내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을 일부러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익숙하지 않은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아내들이 남편에게 공감을 갈구하는 만큼, 남편들도 자신의 한계와 부족함을 이해받고 싶어 할 때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서로의 차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더 나은 소통을 할 수 있을까?

아내에게 공감적인 남편이 되기 위한 세 가지 팁
부부 간의 소통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한데 그 중 세 가지를 추려보았다. 첫째, 남편들은 아내가 이야기를 시작할 때 모든 행동을 멈추고, 아내의 눈을 바라보며 경청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행동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아내에게는 "내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 이렇게 하면 아내의 말이 훨씬 더 깊이 전달된다.

둘째, 아내가 감정적으로 어려운 이야기를 할 때, “정말 그런 일이 있었어? 많이 힘들었겠다.”라고 말해보자. 이 짧은 말이 상투적인 표현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아내의 마음을 달래고 위로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아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가장 신뢰하는 사람에게, 즉 남편에게 털어놓기 때문이다. 이 점을 잊지 않고 먼저 공감하는 말을 건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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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아내에게 감사의 표현을 하루에 최소 세 번은 해보자. 사소한 일이라도 좋다. “아침 준비해줘서 고마워” “아이들 돌봐줘서 고마워” “항상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같은 말들이 모이면 큰 힘이 된다. 익숙해진 것에 대한 감사는 쉽게 잊히기 마련이지만, 바로 그 익숙함 속에서 중요한 것들을 종종 놓치게 된다. 아내의 존재와 노력에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부부간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중요한 요소다.

마법 같은 한 마디, ‘당신 고마워’
결국, 부부 사이의 소통 문제는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아내들은 남편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해주기를 바라며, 남편들은 자신의 방식이 받아들여지기를 원한다.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는 서로를 향한 작은 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 밤, 아내들은 남편에게, 남편들은 아내에게 “고마워”라는 말을 전해보는 것이 어떨까? 그 작은 말 한마디가 쌓인 오해와 침묵의 벽을 허물고, 더 깊은 이해와 사랑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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