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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자재, 3년 만에 35% 폭등...건설비용 크게 부담: 건산연




"수급 비상"

"대내외 요인에 건설경기 악화 복합 작용"


올해 고물가와 금융 여건 어려움이 겹치며 건설경기 부진이 예상된다. 2021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건설시장의 어려움이 보다 커진 상황이다. 통상 건설경기 침체 시에 자재 생산도 함께 감소하는 특징을 보이는데, 건설경기 반등을 위해선 안정적인 자재 수급을 바탕으로 한 정부의 건설투자 활성화 정책 시행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최근 3년(2020년~2023년) 동안 건설 자재 가격이 35.6% 상승했다. 2018년부터 감소한 자재 공급량이 수급 문제 발생에 취약한 탓에 건설경기의 어려움이 가중된 것으로 분석된다.뉴시스 위키백과 건산연 edited by kcontents

2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에 따르면 2020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건설 물가라고 불리는 중간재건설용 물가가 3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사비지수는 25.8% 상승하는 등 건설비용이 부담이 크게 확대됐다.


산업연관표 기준 공사원가에서 건설자재는 37.7%를 차지했다. 자재 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사업구조 하에서 266개 자재 중 건축용 금속제품(11.7%) 레미콘(10.5%) 철근·봉강(6.6%) 순으로 투입비가 높았다. 지난 3년 동안 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철근 부족 사태(2020년 10월~2021년 6월)와 2022년, 2023년 초 각각 시멘트 부족 사태 등이 발생하는 등 수급 문제도 나타났다.


건설투자와 주요 건설자재인 시멘트, 레미콘, 골재, 철근 공급량의 변화 추이를 중장기적으로 살핀 결과 2018년부터 생산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2017년 이후부터 시멘트 출하량과 골재 채취실적은 생산량 감소 추이가 심화됐다. 시멘트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건설투자 추이에 맞춰 생산하다 이후부터 이전 물량의 10~15% 만큼 줄여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골재는 2017년 이후 이전 수준보다 20~30% 낮춰 채취하고 있으며 철근은 2018~2020년까지 과소 생산한 이후 2021~2022년 다시 건설투자 추세에 맞춰 생산하는 추세다. 레미콘 공급량의 경우 2020년까지 건설투자 수준 변화보다 크게 상승한 이후 2020년부터 건설투자 추이에 맞게 생산되고 있다.


건산연은 최근 3년 동안 발생한 철근 수급난과 시멘트 부족 사태는 대내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발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2021년 철근난은 당시 분양가 상한제 규제를 피해 국내 공사가 급격히 증가했는데, 철강업체의생산이 줄어든 상태에서 중국의 철근 수입까지 차질이 생겨서 발생했다. 2022년엔 연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시멘트 소성 공정에 필요한 유연탄 공급 차질, 2023년 상반기에는 필요한 수요와 재고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각각 시멘트 부족 사태의 원인이 됐다.


   건산연 edited by kcontents



지난해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17.4% 줄어든 189조8000억원으로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건축착공면적도 31.7% 줄어든 7570만㎡로 2009년(7130만㎡) 이후 14년 만에 가장 낮았다. 이처럼 건설 선행지표가 위축된 영향으로 2024년 건설공사 물량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의하면 국내 건설투자는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1.5% 줄어 3분기 만에 다시 감소하는 등 예상보다 빠르게 위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해 건설투자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약 1.2~1.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사 물량을 뜻하는 건설기성(2015년 실질가격 기준)은 좀 더 줄어들 수 있다. 건설투자는 건설기성뿐 아니라 부대비용(세금·거래 비용)을 더하고 재고인 미분양 발생 물량을 차감해 계산되므로 실제 공사물량의 변화와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건산연이 올해 건설기성 물량 2.5% 감소를 가정한 뒤 자재 수요량을 예측한 결과 감소율은 ▲시멘트 1.0% ▲레미콘 3.1% ▲골재1.1% ▲철근·봉강 1.9% 등이었다. 시멘트는 전년 대비 1.0% 감소한 4600만톤(t)에서 5100만톤 수준으로 2020~2021년 수요(5000만톤)와 비슷할 전망이다. 골재 수요량은 1억2700만~1억4000만㎥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됐다. 1억3600만㎥를 채취한 2021년과 유사하다.


올해 건설 물량 증감률과 비교해 ▲시멘트·골재 0.4배 ▲레미콘 1.2배 ▲철근·봉강 0.8배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 토목공사 물량이 늘어 시멘트와 골재 수요량이 타 자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철도, 가덕도신공항 공사 등 대형 토목공사 영향으로 시멘트와 골재 수요감소 폭이 일부 완화될 전망이다.


레미콘의 경우 주택공사 물량 감소 영향으로 다른 자재들보다 비교적 수요 감소 폭이 크다. 레미콘은 시멘트와 골재 수요와 연동되고 시간과 거리 등 물리적 공급 제약이 비대해 때문수요 탄력성이 높은 편이다. 정부의 주택 공급 활성화 노력으로 예상보다 수요 위축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정부는 건설자재 시장 정상화 대책의 기본 방향으로 산업 상호 간의 협력을 바탕으로 예측력을 강화하고 공정경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자재 공급량 동향 파악을 위한 통계 체계 구성을 지원하고 건자재 수요자와 공급자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과 자재 기업 측면에 있어서 어느 한쪽만 이익을 극대화하면 서로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보니 수요자와 공급자 간 협력을 강화해 함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건설경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서로 협력을 강화하고 자재 수요와 공급량 동향을 적시에 파악해 자재 시장 예측력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머니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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