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 업종이 중동 전후 복구와 대체 에너지 인프라 투자 확대를 계기로 다시 한 번 대형 수주 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왔다. 향후 3년간 원전과 중동 관련 수주 규모가 1400억달러에 달해 2010~2014년 중동 붐에 맞먹는 수주 모멘텀이 형성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보고서에서 “미·이란 전쟁을 기점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재편 속 원전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며 “전후 중동 재건과 우회 파이프라인 증설 과정에서 국내 건설사의 역할이 중추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3년간 기대되는 원전 및 중동향 수주 금액은 1400억달러 수준으로 2010~2014년 당시 수주 모멘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파손된 에너지 시설의 복구 비용은 약 250억달러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이란을 제외한 지역의 피해 규모만 180억달러 수준이다. 이 연구원은 종전 이후 약 1년의 시차를 두고 본격적인 복구 발주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국내 건설사들이 전후 복구 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봤다. 과거 중동 주요 플랜트와 정유·가스·항만 시설의 원시공사로 참여한 경험이 많아 기존 설비와 도면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공기 준수와 현장 관리 역량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카타르 라스라판, 아랍에미리트(UAE) 루와이스, 쿠웨이트 미나 압둘라 등 주요 피해 시설에 국내 업체들이 이미 참여한 이력이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혔다.
수주 구조가 과거보다 개선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2013~2015년 중동 저가 수주 후유증으로 대규모 어닝 쇼크를 겪었던 건설사들은 현재 발주처와 리스크를 분담하는 방향으로 계약 구조를 바꿨다. 초기 설계 단계부터 참여한 뒤 EPC 금액을 협상하는 FEED-to-EPC 전략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과거보다 수익성 가시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종목별로는 현대건설(000720)과 GS건설(006360)을 최선호주와 차선호주로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플랜트와 원전 인력 보전에 기반한 수주 경쟁력 우위가 기대되고, GS건설은 베트남과 사우디 원전 입찰 참여 기대감에 더해 주가순자산비율(PBR) 0.7배 수준의 밸류에이션 매력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대우건설(047040), 삼성E&A(028050), DL이앤씨(375500)에 대해서도 모두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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