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채용'은 새 발의 피에 불과…
文의 중대 혐의는 한두 가지가 아니나
尹 정권의 수사 칼날은 文 앞에만 가면 꺾이고 있다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사위 특혜 채용 의혹의 ‘뇌물 수수 피의자’로 수사 대상에 올리자 민주당과 문 전 대통령 측은 강력 반발했다. “먼지 털기” “정치 보복” “해괴망측한 궤변”이라며 “하늘 무서운 줄 알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문 정권 시절의 내막을 아는 사람들은 정반대 의미로 검찰에 불만이다. 문 전 대통령이 연루된 범죄 혐의는 한두 가지가 아닌데 검찰이 여태 무얼하다 이제서야, 그것도 여러 의혹 중 중대한 것은 놔두고 가장 가벼운 사건에만 손을 댔냐는 것이다.
"퇴임 후 실실 웃고 다니는게
나 잡아봐라 이것 아닌가?"
윤석열, 문 구속 못하면
좌익 오명 못 벗어나 국민 신뢰 모두 깨질 것
(편집자주)
문 전 대통령 사위가 이스타항공의 태국 자회사에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이 야당에 의해 제기된 것은 2019년이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과 문 전 대통령 간 불투명한 관계를 뒷받침하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내부자 폭로까지 나왔지만 검찰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문재인 검찰은 그럴 수 있다고 쳐도 정권이 바뀐 뒤 윤석열 검찰까지 팔짱 끼고 있었던 것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 사건은 올해 초 전주 지검이 전 사위와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하면서 비로소 본격 수사가 시작됐다. 의혹 제기 후 거의 5년이 지난 뒤였다.
선거 개입은 청와대 비서실 8개 부서가 역할을 분담해 군사작전하듯 진행됐다. 정무수석실이 공천을 챙기고, 국정상황실과 민정비서관·반부패비서관실이 하명 수사를 지휘했으며, 사회수석비서관·균형발전비서관실이 공약 수립을 지원했다. 윗선 지시 없이 불가능했음은 누구 눈에도 분명했다. 그러나 당시 윤석열 총장이 지휘하던 검찰은 비서관·행정관급 중심으로 기소하면서 임종석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에겐 면죄부를 주었다. 두 사람까지 기소하면 대통령에게 불똥 튈 것을 우려해 밑 선에서 잘랐다는 분석이 파다했다.
정권이 바뀌고 새로운 증언들이 나오자 검찰은 임종석·조국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번복하고 재수사를 결정했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은 여전히 수사 대상에서 빠졌다. 울산 사건의 1심 판결문에 문 전 대통령 이름이 14번이나 나올 만큼 재판부도 관련성을 인정했지만 검찰은 별다른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 결과 범죄의 수족들은 줄줄이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도 이를 지시한 ‘몸통’은 존재하지 않는 이상한 모양이 되고 말았다.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도 청와대가 직접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언제 가동 중단을 결정하냐”는 대통령의 한마디에 멀쩡한 원전의 셧다운이 결정됐고, 이를 뒷받침하려 수치를 조작하는 전대미문 범죄가 자행됐다. 청와대 비서관·행정관 등이 대놓고 산업부에 조작을 지시했다. 대통령 의중을 확인한 산업부 장관이 말 안 듣는 부하에게 “너 죽을래” 하며 협박하는 사달까지 벌어졌다. 이들이 자기 판단으로 이토록 무리한 일을 저질렀을 턱은 없다.
경제성 조작을 제보했던 한수원 전 노조위원장 등은 문 전 대통령 퇴임 다음 날 그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문 전 대통령이 법적 절차 없이 월성 1호기 폐쇄를 지시함으로써 “에너지 안보를 무너트린 이적(利敵)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단 한 번 조사도 하지 않은 채 고발 후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뭉개고 있다.
법조계에선 윤 정권의 수사 칼날이 문 전 대통령 앞에만 가면 꺾여 버리는 기이한 현상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자신을 키워준 문 전 대통령에게 ‘의리’를 지키고 있다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그럴 리 없겠지만 만에 하나 사적 인연에 얽매어 국가적 중범죄를 덮는다면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 선거 제도를 흔들고, 에너지 대계를 파괴하고, 국민 생명을 희생시킨 혐의가 특혜 채용보다 몇천 배, 몇만 배는 엄중하다.
박정훈 논설실장 조선일보
윤석열 검찰, 문재인 수사 봐준 충격 내막 '조선일보 박정훈'
https://youtu.be/FQ1ptj6i_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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