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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사업'이 망한 이유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에 위치한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면요. 2019년에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과 재건축 시공사 가계약을 체결한 뒤에 2022년에는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았습니다. 사실 이대로만 가면 거의 그냥 재건축되는 것이거든요.

하지만 건설사가 공사비를 기존의 3.3㎡당 445만원에서 659만원 수준까지 올려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를 현재 기준으로 판단하면 약 3.3㎡당 720만원 수준이고요. 거기다가 이자비용과 향후 공사비 인상까지 반영해 달라고 하자, 결국 이렇게 된다고 하면 재건축시 수익성이 안난다고 판단해서 시공 계약을 조합에서 해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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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은 현재와 같이 계속해서 공사비가 증가한다고 하면, 2026년에는 평당 810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고요. 이렇게 되면 재건축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치솟기 때문에 재건축을 해도 남는 것이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이후 시공사 재선정을 통해 다시 집을 지어줄 건설사를 모집 중입니다. 이는 조합측 입장이고요.

건설사 측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GS건설은 "대내외적인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제안했으며, 조합과 협의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결국 시공사 계약 해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물가 인상분과 도면 변경 등으로 공사비를 제시한 측면이 있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조합과 협의를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습니다.

건설사 쪽에서는 이 조건 아니면 적자고, 이미 사업을 수주를 했어도 손절하는게 낫기 때문에 저런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보이고요. 조합 입장에서는 이런 조건은 받아들이기 힘든 것입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무리하게 시공 리스크를 지면서까지 이 사업에 뛰어들고 싶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성남 은행주공 아파트 재건축이 어떻게 될지도 관심사일 듯 합니다. 그런데 여기 말고도 난항을 겪는 재건축 현장이 또 있다고요.

서울 노원구의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22년 시공사로 GS건설을 선정했었는데요. 재건축 분담금을 추산한 결과 가구당 무려 5억원을 더 내야한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공사비 인상과 공사 기간 등의 문제로 난항을 겪었고요. 결국 작년 시공사 GS건설 성남은행주공과 마찬가지로 시공사 계약해지 결정을 통보했습니다. 이에 재건축 사업이 언제 다시 또 진행될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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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조합이 시공사를 해지를 하는 것 뿐만 아니라 건설사들 자체도 재건축 사업에 뛰어드는 것에 상당히 부담을 가지고 있다고요.

과거에는 서로 달려들어서 재건축 사업을 하려고 했고, 건설사의 자랑스런 실적 중 하나로도 회자됐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재건축 사업을 벌이는 것 자체에 신중하고 있습니다. 잘못들어갔다가 적자만 보고, 혹시나 분양이 잘 안되면 금융비용만 나가면서 흔히말해 물리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죠.

서울 강남의 도곡개포 한신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했지만, 건설사 중 단 한곳도 사업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조합은 3.3㎡당 920만원에 달하는 공사비를 제시했지만,

이정도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것이죠.

또 한강 조망권을 갖춰 알짜 입지로 평가받는 서울 용산구 산호아파트 재건축 조합도 시공사 선정에 나섰지만, 응찰한 업체가 없었습니다. 조합은 공사비로 3.3㎡당 830만원을 제시했습니다.

지금 재건축을 추진하는 조합이나, 공사를 하는 건설사나 재건축 사업을 지금 분위기에서는 꺼려하는 것 같습니다. 재건축 사업. 전망 있을까요.

사실 재건축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집을 다시 짓는 것입니다. 낡은 아파트를 새롭게, 더 많이 높게 지어서 집을 공급하는데 의미가 있는데요. 현재는 자산 증식. 투자의 수단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자산은 감가상각이 있는데도, 헌 아파트 가격이 오히려 오르는 것은 이런 재건축 등 정비사업 옵션이 있기 때문이죠. 오피스텔 등과 다른점입니다.

재건축에 투자한 조합원들은 헌집에 투자해서 새집을 받고 분양도 하고, 집값 오르면 시세차익까지 거두는 효과가 있고요. 건설사들은 수천억원, 수조원 공사를 하니까 이득이 되죠.

하지만 요즘에는 모두가 이익을 볼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공사비가 오르니까 기존에 헌집을 가지고 있는데 조합은 공사비 인상에 따른 분담금까지 더 내야 하니까 수익성이 안나오고요. 거기다 고금리다 보니 재건축이 늦어질수록 이자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됩니다.



거기다 건설사들은 안그래도 부동산 PF 때문에 리스크 관리에 나선 상황에서 공사비 인상을 하지 않으면 물가상승으로 적자가 뻔한 재건축 사업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공사비가 올라가면 그만큼 분양가가 올라가니 미분양 리스크도 커지고요.

결국 서로 돈을 잃지 않으려는 '머니게임' 때문에 재건축이 이뤄지지 않는 것입니다. 재건축에서 별로 먹을 것이 많지 않아보이는 것이죠. 물론 이 모든 것은 집값 상승이 보상해주면 해결해 줄 것 같은데요. 재건축 사업이 난항을 겪는 것을 보면 현재 이마저도 전망이 어두운 것이 현실입니다.
(연합인포맥스 방송뉴스부 홍경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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