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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기 맞은 인공지능(AI) 글로벌 전력 수요...국내 전력기기 업계, 3년 치 이상 일감 확보



'AI 붐에 초호황 시작됐다'
K-전력기기 3사, 수주잔고 13조 돌파

전력 시장 슈퍼사이클 원년

인공지능(AI)발 글로벌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호황기를 맞은 국내 전력기기 업계가 향후 3년 치 이상의 두둑한 일감을 확보했다. 국내 전력기기 '빅3'의 수주잔고는 1년 새 35% 증가한 13조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AI·신재생에너지 호황에 일감 풍년
15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3사의 올해 1·4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총 13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0조1000억원) 대비 34.7%의 성장했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HD현대일렉트릭의 올해 1·4분기 말 수주잔고는 6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 동기 대비 66.4% 급증했다. 같은 기간 효성중공업은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한 4조1000억원, LS일렉트릭도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2조6000억원을 기록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전력기기 업체들이 호황을 맞은 것은 AI 시장 성장, 미국 노후 전력망 교체 주기 도래, 중동 인프라 투자,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이 맞물린 결과다. AI 연산을 위한 반도체 칩은 많은 전력을 쓰는 만큼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 대비 20배 이상 높은 변압기 용량이 필요하다. 아울러 미국 내 변압기 및 전선의 70%, 전력 차단기 등의 60% 이상은 설치된 지 30년이 넘은 노후 설비로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중 무역 갈등도 국내 기업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정책에 따라 중국산 변압기가 줄고, 한국산 전력 설비 비중도 늘고 있다.

전력 시장 슈퍼사이클 원년
업계에서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전력 시장 '강세 사이클'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AI, 친환경 에너지, 반도체 등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 확대가 향후 수년 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전력망 투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0년 2350억달러에서 2030년 5320억달러, 2050년 6360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각 업체들도 생산능력 확대와 친환경, 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수요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울산 변압기 공장 신축과 미국 알라바마 법인 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또 친환경 전력기기 개발, 배전기기 사업 확장, 전동화 사업(회전기기) 추진 등을 올해 중점 사항으로 제시했다.

효성중공업은 올해부터 해외 법인의 실적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생산법인 및 인도와 중국 법인의 풍부한 실적 잔고를 바탕으로 실적이 상승이 기대된다.

연초부터 잇따라 대형 수주를 따낸 LS일렉트릭도 미국 법인에 대한 시설투자를 지속한다. 현지 대형 로컬 업체와 직수출을 통해 북미 시장 '생산거점 부재'라는 약점도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2년부터 전력기기 산업의 호황이 시작된 후 굵직한 수주들이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 생성형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가 등으로 전력 설비 수요는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홍요은 기자 yon@fnnews.com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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