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가림 할 일자리와 소득은 줄고, 걷어차인 주거사다리에 내 집 마련의 꿈조차 멀어졌다. 혹시나, 설마했던 온라인 댓글 속 '헬조선'은 그저 코앞에 닥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일뿐이다.
돈 없고, 일 없고, 집조차 갖기 어려워진 대한민국 2030세대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14일 국가데이터처와 한국고용정보원 등에 따르면 20·30대 청년층 가운데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이거나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으로 분류된 이들은 지난달 현재 모두 158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2만8000명 증가했다.
2030 청년층 실업자는 35만9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만2000명 늘었다.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2030 인구는 71만9000명으로, 2003년 통계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3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흑자액은 124만3000원으로, 전분기 대비 2.7% 감소했다.
흑자액은 가구소득에서 세금·이자 등 비소비지출과 식비·주거비 등 소비지출을 뺀 것으로, 저축이나 투자 등을 할 수 있는 여윳돈을 의미한다. 소득은 줄거나 정체되고 있는데 생계비 등 지출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소득은 503만6000원으로, 1년 전보다 0.9%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중 근로소득은 377만1000원으로 전년대비 0.9% 줄었다. 반면, 이들의 소비지출은 월평균 285만9000원으로 전년보다 3.1% 증가했다.
이 가운데 월세·임대료 포함 주거비가 21만4000원으로 11.9% 늘었다. 특히, 비소비지출 가운데 이자비용이 16만6000원으로 23.4%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생기는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동시에 쉬었음 청년들을 전문 분석해 노동시장 진입을 앞당길 수 있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김필 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 연구원은 "청년층 괜찮은 일자리 발굴을 위해 근로환경이 담긴 기업고용 실태조사를 상시화하고, 청년층이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쉬었음 청년 관련 전문 인력 양성과 함께 이들이 노동시장으로 진입해 사회 적응까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30세대의 내 집 마련도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자가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은 전국 6.3배, 수도권은 8.7배다. 9년치 소득을 한푼도 안 쓰고 모아야 수도권에 집을 살 수 있는 셈이다. 가구 소득 기준은 중위값 기준이라 소득이 적은 청년의 PIR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
전셋집 마련도 녹록지 않다.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서울의 소득 대비 전세가격 비율(J-PIR)은 5.45로 나타났다.
J-PIR은 전셋값을 가구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주로 중위 소득(3분위) 계층이 중간 가격대(3분위) 전셋집을 구하는 경우를 기준점으로 삼는데, J-PIR이 5.45라는 것은 중위 소득 가구가 5.45년간 급여 등의 소득을 모두 모았을 때 지역 내 중간 가격의 전셋집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의 J-PIR은 올해 6월 5.78에서 7월 5.42로 하락했지만, 8월 5.44, 9월 5.45로 상승했다.
원승일·안다솜 기자 won@dt.co.kr 디지털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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