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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산업용 전기요금 3년 사이 63% 폭등…자가발전 수요 급증


3년 새 산업용(을) 전기요금 약 63%↑
주요기업 발전소 건설 움직임 커져

“한전에서 전기를 구매할 것인가? 연료를 직도입해서 자체 생산·소비할 것인가? 고민해 볼 시점이 온 것 같습니다.” (올해 7월 ○○산업단지 내 입주기업 단톡방)

지난 1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산업용 전기요금이 수년째 오르면서 기업들은 한전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 대신 자가발전 비중을 늘려 요금 인상에 대응하고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계약전력 300kW 이상 기준)은 2021년 이후 여섯 번 인상됐다. 2021년 1월 kWh당 94.3원에서 지난해 11월 153.5원으로 62.8% 뛰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력 수급 안전성을 확보하고, 전력 조달비를 안정화한다는 구상이 자가발전설비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은 2028년까지 충남 당진에 500MW급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건설을 위해 800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해 회사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7983억원)을 살짝 웃도는 규모다. 올해 4월 이사회에 투자 계획을 보고한 뒤 속전속결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민설명회와 주민 동의를 거쳐 현재는 환경부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밟고 있다. 내년 9월쯤 착공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현대제철이 LNG 발전소를 짓게 된 것은 전기로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전력 사용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경우 2050년에 필요한 9100GWh의 전력을 충당하려면 외부에서 최소 7000GWh를 끌어와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체 전력 생산시설을 확보해 두면 부담을 한껏 덜어낼 수 있다. 전력 조달비용이 들쑥날쑥해 매년 재무계획을 짤 때마다 불확실한 요인도 덩달아 사라진다.

주요 기업들의 LNG 발전소 건설은 지난 2020년 SK하이닉스가 경기 이천, 충북 청주에 585MW 규모의 발전소를 각각 짓기로 하면서 마치 유행처럼 불거졌다.

SK이노베이션의 정유 자회사인 SK에너지는 SK 울산 콤플렉스(울산 CLX) 내에 400MW급 수소 열병합발전 건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 확보에 실패할 때는 LNG 발전을 추진하기로 해 사실상 LNG 발전소로 봐도 무방하다고 업계는 본다. 특히 발전사업허가가 없어도 남는 전력을 시장에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비철금속 분야 세계 1위 회사인 고려아연은 272.5MW 규모의 자체 발전이 가능한 LNG 발전소를 지난 2021년 울산 온산제련소 인근에 구축해 놨다. 고려아연의 주력 제품인 아연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전기분해 공정을 거치는 데 전력이 많이 필요하다. 고려아연의 제조원가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이유다. 자체 발전량 확대는 물론, 같은 용량의 LNG 발전소 추가 건설도 여전히 검토 대상으로 전해진다.

올해 7월 ○○산업단지 내 입주기업 단톡방에 올라온 글 중 일부. [사진=독자 제공]


전남 여수, 충남 대산, 부산 등 산업단지에서도 입주기업의 자가발전 또는 구역전기사업 수요가 급증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당 산단에서) 거의 매주 자가발전 사업 미팅이 잡힐 정도”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당분간 LNG 신규 용량이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발전사업을 희망했던 기업 중 상당수가 자가발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환경부 환경영향평가 외엔 정부의 통제 수단이 없어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허가 문턱이 굉장히 낮다는 의미다.

계열사 간 실적 쌓기에 안성맞춤인 점도 자가발전 사업을 부추긴다. 이를테면 현대제철의 500MW 자가발전 사업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권을 따냈다. SK하이닉스의 자가발전소는 SK그룹 핵심 계열사인 SK E&S로부터 연료를 조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자가발전 사업은 시공권이나 연료 공급권이 어느 회사의 몫으로 떨어지는지를 잘 살펴보는 것이 관전포인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정세영 기자(cschung@electimes.com) 전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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