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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헤즈볼라의 이스라엘에 대한 지상전 감행 우려” Israel would trigger regional war with preemptive strike, require help from US: Israeli general


“이란, 하마스 지도자 피살에 격분…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보복 선언
어떤 형태든 對이스라엘 공격할듯… 헤즈볼라가 지상전 펼치면 큰 파장
이란-이스라엘 모두 전면전은 부담”

《중동은 지금 ‘시계 제로 상태’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지도자였던 이스마일 하니야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이스라엘 공격으로 사망했다. 수도가 ‘주적’에게 뚫린 이란은 격분했다.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곧바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선언했다. 아랍권 나라들이 이란에 “보복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란에선 “전쟁이 나도 상관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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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7일 “현재로서는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면전 수준의 충돌을 시도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이란의 보복 공격이 진행되고, 이 과정에서 헤즈볼라가 대규모 지상전을 감행하면 큰 인명 피해와 확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간 교전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6일 하마스는 하니야 후임으로 강경파이며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주도한 야흐야 신와르 하마스 군사지도자를 선출했다. 벌써부터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은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나온다. 심지어 이스라엘 측은 “신와르를 제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내 중동학계의 대표적 중진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을 7일 만나 일촉즉발 위기로 치닫고 있는 중동 정세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달 13∼19일 이스라엘을 다녀온 장 센터장은 “최근 국내외 언론을 통해 접하는 중동 뉴스를 보고 있으면 이스라엘 출장 때 방문했던 레바논과의 국경 지대에서 느꼈던 긴장감이 그대로 다시 살아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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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레바논 국경 지대는 왜 갔었나.
“헤즈볼라와의 대치 상황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파악하기 위해 갔다. 말 그대로 전운이 감돌고 있었다. 레바논과의 국경으로부터 6km 떨어진 지역까지 갈 수 있었다. 더 가까이는 현지 규정상 갈 수 없다. 이 지역에 살던 이스라엘 주민들은 이미 모두 대피한 상태였다. 헤즈볼라의 로켓이 날아오는 건 물론이고, 헤즈볼라 대원들도 언제든지 대규모로 넘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란의 보복 공격은 피할 수 없는 것인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보복을 선언한 이상 어떤 형태로든 공격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올해 4월처럼 이란이 직접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이스라엘로 대거 발사하는 형태가 될 수도 있다. 또 이란은 나서지 않은 채 헤즈볼라와 후티가 미사일과 로켓으로 공격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이란, 헤즈볼라, 후티가 동시에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할 수도 있다. 방법과 규모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보복 공격 자체는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면전이 시작되는 것인가.
“그동안 이란은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하면서도 전면전은 피하는 전략을 취해 왔다. 4월 이스라엘을 공격할 때도 300여 기나 되는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했지만 공격 정보를 흘리고, 속도도 느린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해 요격이 용이하게 했다. 2020년 1월 당시 이란 혁명수비대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해외작전 담당 정예부대) 사령관이 미군 공격으로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사망한 뒤 보복을 할 때도 공격 시간과 장소를 흘렸다. 이로 인해 당시 이라크 내 2개의 미군 기지가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란은 화가 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자존심을 세우려 하겠지만 전면전은 피하려 할 것이다.”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한 공격 외에 다른 공격 방법은 없나.
이란 입장에서 이스라엘을 가장 심하게 괴롭힐 수 있는 방법은 헤즈볼라가 지상전을 감행하는 것이다.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국경을 넘어 이스라엘로 침투한 것처럼, 헤즈볼라 대원들이 이스라엘 북부(레바논 남부) 국경을 대거 넘어오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스라엘로서도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 중 하나다. 헤즈볼라는 2014∼2017년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자체적으로 국가를 선포하고 악명을 날릴 때 이란 혁명수비대와 함께 ‘IS 퇴치전’에 참여했다(IS는 수니파 극단주의를 추종해 시아파인 이란과 헤즈볼라를 적으로 여겼음). 이란으로부터 직접 지원을 받아 무기의 질도 우수하고 전투 경험도 많다. 하마스와는 차원이 다르다. 헤즈볼라와의 대규모 지상전이 펼쳐지면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보다 훨씬 큰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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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보복 공격 과정에서 헤즈볼라의 대규모 지상전 감행은 필연적인 것 아닌가.
“헤즈볼라의 대규모 지상전 감행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헤즈볼라가 제대로 지상전을 펼칠 경우 이스라엘 역시 보복 과정에서 베이루트(레바논 수도)를 포함한 레바논 전역을 공격할 것이기 때문이다. 레바논에서 인명 피해는 급증하고, 가뜩이나 열악한 각종 인프라도 크게 파괴될 것이다. 또 경제는 지금보다 더 나락으로 떨어질 게 분명하다. 이 경우 헤즈볼라의 정치 기반은 완전히 흔들릴 수 있다. 레바논 국민들의 반감이 커지면서 지금처럼 헤즈볼라 소속 인사들이 의회와 정부에 대거 진출하는 게 어려워질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이미 레바논에서는 ‘헤즈볼라가 지나치게 이스라엘과 대립해 나라가 더 어려워졌다’는 불만이 많다. 헤즈볼라의 생존과 영향력 유지를 위해선 이스라엘을 상대로 대규모 지상전을 펼치는 게 쉽지 않다. 또 헤즈볼라의 대대적인 지상전 감행은 이란도 매우 부담스러워하는 시나리오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의 대규모 지상전이 벌어지면 이란으로서는 오히려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 아닌가.
“이란에게 헤즈볼라만큼 가치 있는 ‘안보 자산’도 없다.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아직 개발되지는 않았음)도 있지만 헤즈볼라는 또 다른 차원의 자산이다. 헤즈볼라를 통해 레바논이란 중동에서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나라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동시에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도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다. 사실상 대리전을 치러주며, 이란의 중동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장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조직이 헤즈볼라다. 헤즈볼라가 레바논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잃고,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전투 역량도 크게 훼손되는 건 이란에도 치명적이다.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고위지휘관들을 계속 살해하고 있어 헤즈볼라 내 반이스라엘 감정이 매우 고조돼 있다. 만에 하나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대규모 지상전에 들어간다면 파장은 상당할 것이다.”

이스라엘도 선제공격까지 운운하며 이란의 보복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로서는 이미 테헤란에서 다른 날도 아니고 신임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던 다음 날 ‘이란의 친구’인 하니야를 암살했다. 과거의 다양한 이란 내 공작 활동을 보면 현지 핵 시설과 군사 시설 등도 다양한 형태로 공격할 수 있다. 무기의 질, 정보 역량, 미국 지원 등을 감안할 때 이스라엘이 더 큰 타격을 입힐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에도 이란과의 충돌이 격화돼 전면전이 벌어지고 사상자가 늘어나는 건 큰 부담이다. 또 이미 이스라엘 국민들은 하마스와의 전쟁만으로도 매우 지쳐 있기도 하다. ‘전시 내각’을 유지하고, 극우 세력과의 연대를 지향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도 적당한 긴장이 도움이 되지, 전면전은 아니다.”

하니야 암살도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생명 연장과 상관있다고 보나.
“하니야는 신와르에 비해 온건파일지 몰라도 이스라엘 입장에선 자신들의 안보를 위협해온 또 한 명의 극단주의자일 뿐이다. 하니야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공격에도 당연히 관여했다. 오래전부터 이스라엘군이나 모사드 등은 하니야를 제거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난달 31일 이란에서 그를 제거하기 가장 좋은 기회로 본 것 같다. 결과적으로 하니야의 암살과 이로 인한 긴장 고조를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할 수는 있겠지만, 정치생명 연장을 우선적 목표로 하니야를 암살하진 않았을 것 같다.”

하니야 암살은 정말 영화 같았다. 적국의 수도에 있는 안가에서 대통령 취임식이란 큰 행사가 치러진 다음 날 정확하게 ‘타깃’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스라엘의 정보력이 뛰어나고, 이란 정부 내에도 반정부 성향 인사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여러 정황상 하니야가 공격을 받은 곳은 혁명수비대가 관할하는 안가다. 삼엄한 경계가 이뤄졌을 것이다. 아주 세부적인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는 성공할 수 없는 작전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란에서 ‘정부 위의 정부’로 통하고, 가장 사상적으로 검증된 인력들로 구성된 혁명수비대 안에도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인사가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인사는 단순히 돈으로만 포섭되긴 힘들다. 이스라엘에서 돈도 줬을 수 있겠지만, 현재 이란 체제에 심각한 염증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에 협력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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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야 암살로 이란 내부에서 책임 소재 공방이 커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미 그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온건, 실용파로 분류되는 마수드 페제슈키안 신임 대통령 측은 혁명수비대가 제대로 경호 및 보안 업무를 하지 못해 이번 사태가 터졌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한다.”

이란은 다시 서방과의 대화, 개혁·개방에 나설 수 있을까.
“지금처럼 근본주의 성향이 강한 이슬람 시아파 성직자가 최고지도자를 맡는 상황에서는 전면적인 개혁·개방은 힘들 것이다. 다만, 2015년 이란이 서방과의 ‘핵 합의’를 계기로 추진했던 수준의 개혁·개방은 가능하다고 본다. 경제 상황이 안 좋고, 사회적으로도 불만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핵 합의를 폐기해 강경파들이 집권하면서 개혁·개방 동력은 꺼졌다. 아마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2015년 핵 합의 때 같은 상황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최근 부통령으로 당시 핵 합의를 주도했던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전 외교장관이 임명됐다는 것도 예의 주시해 볼 부분이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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